[타임트랙] ‘시범경기 반짝 사나이’는 누구?

입력 2014-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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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목동-대전-대구-마산 시범경기 일제히 개막
과거 김홍기 이경복 등 ‘시범경기 반짝 활약’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목동(두산-넥센) 대전(SK-한화) 대구(KIA-삼성) 마산(롯데-NC) 등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된다. 시범경기는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무대. 그렇다면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 성적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 시범경기 1위는 KIA, 최하위는 삼성이었다. 시범경기에서 9승2패, 승률 0.818로 1위를 차지했던 KIA는 정작 페넌트레이스에선 신생팀 NC에도 밀린 8위에 머물렀고, 삼성은 시범경기 부진을 털고 3년 연속 통합챔프란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처럼 시범경기 성적은 최종 성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개인 성적도 마찬가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4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던 박병호(넥센)는 홈런왕 2연패에 성공했지만, 역대 시범경기를 돌아보면 ‘깜짝 활약’을 펼친 뒤 그 후에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선수가 제법 많다. ‘시범경기의 사나이’란 오명을 듣는 경우다.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한 김홍기는 주로 2군에 머물다 1992년 무려 홈런 5개를 터뜨리며 시범경기 홈런왕에 등극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는 고작 3홈런에 그쳤고, 이듬해 1군에서 15경기만을 더 뛴 뒤 야구인생을 접었다. 그의 프로통산 홈런 5개는 1992년 시범경기 홈런수(5개)와 똑같다.

1998년 ‘슈퍼토너먼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시범경기에서 팀 내 최고 타율(0.400)을 차지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프로 10년차 무명’ 해태 이경복은 그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야구를 그만두기도 했다.

1999년 트라이아웃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삼성 용병 빌리 홀은 시범경기에서는 타율(0.611)·출루율(0.682)·도루(5개)까지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서는 수비에서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즌 들어 줄곧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오직 발(도루 47개)뿐이었다. 타율 0.244에 4홈런 23타점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 한국을 떠났다.

지금은 한화 주축으로 성장한 김태완 역시 한때 ‘시범경기 사나이’란 별명에 곤혹스러워했다. 김태완은 2007년 8경기에 주전 1루수로 출장, 타율 0.318에 3홈런 7타점으로 홈런·타점 1위에 올랐다. 안타 7개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3개로 장타력이 돋보였지만 시즌에 들어간 뒤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1·2군을 오르내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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