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 지니 ‘연예경찰’ 뜨네

입력 2014-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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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들의 경찰홍보단 지원 러시

최진혁 의경 합격·성민도 지원
“감각 잃지 않고 군 복무” 장점
연예병사 폐지 후 지원자 늘어
유아인, 주위 눈총에 현역 선회


입대를 앞둔 스타들이 서울경찰홍보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하 서울경찰홍보단(홍보단)에 지원해 의경으로 복무하거나 이를 꿈꾸는 스타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홍보단에 입단한 배우 이제훈과 가수 허영생, 개그맨 최효종에 이어 최근 배우 유아인과 최진혁, 그룹 슈퍼주니어의 성민이 동시에 지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경찰홍보단에 연예인이 몰린다

이들은 2월13일 열린 제47차 홍보단 의경모집에 응모해 오디션을 통과했다. 최진혁은 2월 말 열린 의경시험(적성검사)에 합격해 늦어도 올해 8월께 입대할 예정이다. 유아인은 의경시험에 불참해 홍보단 입대를 포기했고, 성민은 시험을 앞두고 있다.

2000년 1월 창단된 홍보단은 초기 ‘호루라기 연극단’으로 더 익숙했다. 대학 연극영화과 학생을 비롯해 마술, 음악 전공자를 주로 뽑았다. 2008년 배우 조승우, 류수영이 이 곳에서 복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낯설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홍보단에서 복무 중인 연예인은 배우 김동욱까지 총 4명. 한때 아이돌 그룹 배틀로 활동하던 진태화, 신기현까지 합하면 복무 연예인수는 6명으로 늘어난다. 홍보단의 정원은 20명으로, 이 가운데 30%가 연예인으로 채워진 셈이다.


● “군 복무 중 연예감각 계속…복무 기준은 일반 의경과 같아”

이처럼 스타들이 최근 홍보단에 지원하는 배경은 뭘까.

최진혁의 소속사 레드브릭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17일 “연기 감각을 잃지 않을 기회를 가지면서도 의경과 똑같은 조건으로 복무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성민도 같은 입장.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뮤지컬에 집중하고 있는 성민이 입대한 뒤에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군 복무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기와 노래 등 활동은 계속할 수 있으면서도 복무 기준은 일반 의경과 동일하게 부여돼 혹시 일어날지 모를 ‘특혜 논란’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휴가 및 외박일수 등이 일반 의경과 같고 복무 기간은 21개월로 일반 현역병과도 같다.

홍보단 내부의 탄탄한 결속력이 스타들의 지원을 이끈다는 의견도 있다. 홍보단 소속 한 연예인의 측근은 “군 복무 중에도 예술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고 선임 및 후임 관계가 유독 끈끈해 제대 후에도 서로 이끌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제2의 연예병사?”

하지만 스타들의 지원이 늘면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특히 ‘제2의 연예병사 제도’라는 의심어린 시선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가 국방홍보지원대(연예병사)를 폐지한 지난해 7월 이후 홍보단에 지원하는 연예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홍보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예병사 폐지와 연관지어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인 지원자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예인들이 지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지 않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늘어 안타까움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연예인 출신이 아닌 일반 단원들의 상처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에 스타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아인은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의경시험에 불참해 결국 현역으로 입대 계획을 바꿨다. 유아인은 17일 소속사를 통해 “오해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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