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만큼 못 거두는 ‘지못미’ 안방스타

입력 2014-03-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현중-하연수-윤계상-김고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BS·tvN·상상필름

‘태양은 가득히’ 윤계상 참담한 시청률
‘몬스터’ 김고은, 하필 김희애와 맞대결
‘감격시대’ 김현중 제작난항 뜻밖 암초
‘감자별’ 하연수 케이블채널 한계 실감


‘지켜주지 주지 못해 미안하다.’

스타라고 해도 스스로 빛날 순 없다. 실력이 출중해도 주위의 도움과 여건이 맞아 떨어져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치열한 연예계다. 주변 상황 탓에 온전히 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른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의 준말) 스타들이다.


● ‘독야청청’ 윤계상

최근 안방극장에서 발군의 연기를 펼치는 단 한 명의 남자배우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윤계상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에서 깊은 상처와 처절한 복수심을 지닌 채 살아가는 인물로 나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운명의 여인(한지혜)과의 사랑도 빠지지 않는다. 윤계상이 ‘작정’하고 펼치는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윤계상만 놓고 본다면 시청자가 느끼는 희열은 상당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쉽다. 대중의 눈길을 자극할 만한 반전 없이 정석대로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제작진의 뚝심이 상당하다. 시청률은 한때 2.6%까지 곤두박질쳤다. 한지혜와 나누는 멜로 호흡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 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평가는 ‘남녀의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윤계상이 만약 다른 여배우를 만났다면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비극의 대진운’ 김고은

‘기대주’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김고은은 스릴러 영화‘몬스터’로 나섰다. 순수한 인물이지만 상황에 쫓겨 살인마와 결전을 벌이는 인물. 여배우가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을 김고은은 특유의 매력과 개성으로 버무려냈다.

걸림돌은 ‘대진운’이다. 하필 같은 날 개봉한 김희애 주연의 ‘우아한 거짓말’의 흥행 파워가 예상보다 세다. 게다가 관람등급도 한계다. 12세 관람가의 ‘우아한 거짓말’에 비해 ‘몬스터’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연쇄살인의 현장에서 피칠갑을 한 채 나뒹구는 김고은의 모습에선 그 연기력을 떠나 관객 선호도도 엇갈린다.

물론 평가에 흔들릴 김고은이 아니다. ‘몬스터’ 개봉 전 그는 “흥행 결과보다 여러 인물에 도전하며 어떤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줄지 더 고민하고 있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 ‘우환’ 김현중

이쯤 되면 ‘우환’ 수준이다. 방송 도중 작가가 바뀌었고 제작사가 출연료를 제때 주지 않아 촬영까지 중단되기도 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의 주인공 김현중에게는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이다. 데뷔 이후 첫 시대극을 이끌며 성장하는 김현중은 이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강단있게 자신의 생각을 먼저 드러낸 주인공도 바로 그다.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촬영장에서 호흡을 느낀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에 몰입하는 재미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노력’을 넘어 비로소 ‘즐기는 법’을 깨달았다는 의미다.

아쉬움을 달랠 위안은 시청률이다. ‘감격시대’는 평균 12∼13%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 ‘아쉽다, 지상파’ 하연수

신인 하연수가 ‘하이킥’ 시리즈로 유명한 김병욱 PD의 새 시트콤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상대역인 여진구와 나누는 풋풋한 로맨스도 관심을 끌었다.

뜻하지 않은 장벽은 바로 케이블채널이라는 한계. tvN이 방송 중인 ‘감자별2013QR3’(감자별)은 기발한 이야기와 출연진의 앙상블 연기에도 폭넓은 시청자의 선택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5월까지 방송을 앞둔 현재 회당 시청률은 1%를 넘기기에도 벅차다.

하연수는 오랜만에 등장한 눈에 띄는 20대 연기자다. 영화 ‘연애의 온도’, tvN 드라마 ‘몬스타’를 합해 출연작은 이제 3편 뿐. ‘감자별’의 시청률이 부진해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현재 모델로 활동 중인 광고 브랜드만 5∼6개에 이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