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즉시 퇴장’ 논란

입력 2014-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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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승준이 1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초 상대 투수 송승준의 높은 공에 헬멧을 맞고 넘어지고 있다. 공은 헬멧에 살짝 스쳤지만 올해부터 도입된 ‘직구 헤드샷 시 투수 퇴장’이라는 규칙에 따라 송승준은 퇴장을 당했다. 상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롯데 송승준 직구가 LG 최승준 헬멧 스치자 심판 곧바로 퇴장 조치

머리쪽 향하면 1차 경고…맞거나 스치면 즉시 퇴장
선발·마무리 돌발 퇴장 땐 날벼락…올 시즌 큰 변수
롯데 김시진 감독 “투수 몸쪽 공 던질 권리 잃게 돼”


올해부터 재도입되는 일명 ‘헤드샷 퇴장’ 규정이 시범경기를 통해 처음 적용됐다. 롯데 송승준은 1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LG와의 홈경기 6회초 2사 1루서 최승준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송승준이 던진 직구(시속 140km)가 최승준의 헬멧을 스쳤는데, 최승준은 통증이 크지 않은 듯 곧장 일어나 1루까지 걸어 나갔다. 그러나 이날 구심을 맡은 원현식 심판은 마운드로 걸어가 송승준에게 퇴장을 알렸다. 이에 롯데는 정대현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강화한 사구(死球·몸에 맞는 볼) 제한 규정에 의한 첫 퇴장이었지만, 이날 사건만 놓고 보더라도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헤드샷 퇴장 규정은 2003년 처음 시도됐지만, 직구뿐 아니라 변화구에 의한 사구에 대해서도 투수 퇴장을 남발한 탓에 2004시즌 후 폐기된 바 있다.


● 스쳐도 퇴장이라니…

KBO는 지난해 타자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위협구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자, 시즌 종료 후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KBO는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경우 맞지 않더라도 1차 경고, 맞았거나 스쳤을 경우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투수 즉시 퇴장’이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송승준이 갑작스럽게 퇴장 당해 불펜에서 막 몸을 풀기 시작한 정대현을 급하게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정대현은 몸이 덜 풀린 탓인지 곧바로 볼넷을 내줬고, 2사 만루서 적시타를 맞아 2실점했다.

경기 후 송승준은 “즉시 퇴장을 당해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그렇다고 투수가 몸쪽 볼을 안 던질 수는 없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5회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승리를 눈앞에서 놓치게 된다. 이럴 때 ‘과연 몸쪽 공을 과감하게 던질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 타자 보호? 투수권리 침해? 논란 불가피

정규시즌에는 ‘헤드샷’에 의한 퇴장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수들이 등판 직후 실수로 ‘헤드샷’을 던져 퇴장 당하면 팀은 곧바로 다른 투수를 투입해야 한다. 몸을 풀고 있는 투수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몸도 안 풀린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 올해부터는 이닝 도중 투수교체 시간도 2분45초로 제한해 연습투구도 충분히 할 수가 없다. 특히 마무리투수가 ‘헤드샷’을 던지는 실수를 범하면 팀은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정해진 규정은 따라야 하지만, 투수는 몸쪽 볼을 던질 권리를 잃게 된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추후 KBO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 규정을 처음으로 적용한 원현식 심판은 “시즌을 치르면서 이런 부분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다소 애매한 부분도 생길 수 있는데 심판진의 판단을 믿고 따라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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