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맨’ 박한이 “시범경기도 당연히 전게임 출장”

입력 2014-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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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 스포츠동아DB

삼성이 치른 시범경기 8G에 모두 출장하는 성실성
“조금씩 아픈 곳 있지만 경기출장은 야구선수의 임무”
시범경기 부진 딛고 최근 3연속G안타 시즌 준비 예열


“시범경기도 경기다. 야구선수라면 출장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삼성 박한이(35)는 21일 목동 넥센전에 5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삼성이 치른 시범경기 8게임에 모두 출전했다. 박한이의 타고난 성실성은 이렇듯 시범경기라고 예외는 없다. ‘좀 쉬엄쉬엄 하라’고 농담을 던지자 그는 “시범경기라고 대충 할 수 있나. 나도 여기저기 조금 아픈 곳이야 있지만 경기가 있으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 난 이게 체질이다”며 웃더니 “시범경기 전 게임 출장이 목표다. 말리지 말라”며 방망이를 잡았다.

보통 베테랑 선수라면 쉬엄쉬엄 시범경기에 출장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무리를 피하기 위해 결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날도 삼성은 주전급 선수가 대거 빠진 가운데 넥센전을 치렀다. 베스트 라인업에서 채태인(32), 최형우(31), 박석민(29)에다 외국인선수 야마이코 나바로(27)가 빠졌다. 모두 몸에 미세한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채태인은 고질인 무릎통증으로 쉬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다. 최형우는 팔꿈치 통증으로 아예 목동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뼛조각 제거수술을 한 오른쪽 팔꿈치는 아니다. 타격시 왼쪽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박석민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경기 직전 병원에 팔꿈치 정밀검진을 받으러 갔다. 나바로는 20일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다 옆구리에 통증이 발생했다. 류중일 감독은 “심각한 부상들은 아니다. 날씨도 쌀쌀한데다가 무리하면 부상이 커질 수 있어 쉬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한이는 시범경기지만 매 경기 출장하고 있다. 2001년 입단 후 웬만큼 아파서는 결장하지 않는 것을 철칙처럼 여겨온 그다. 타고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미련할 정도의 성실함이 있었기에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행진을 이어올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의 ‘성실본능’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일생일대의 대박기회인 FA(프리에이전트) 협상 기간 중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했을 정도다. 주력 선수가 대거 빠진 팀 상황을 외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이날 넥센전에서 2-2 동점인 3회초 1사 1·2루서 결승 2타점 좌월 2루타를 날렸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3연속경기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개막에 맞춰 서서히 방망이를 예열하고 있다. 특히 20일과 21일 넥센전에선 연이어 2루타 한방씩을 쳐냈다. “시범경기든, 연습경기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박한이는 올 시즌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 도전한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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