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커쇼까지 부상,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입력 2014-03-27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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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커쇼까지 부상, 류현진 다음 등판은?

2014시즌 첫 등판에서 뜻하지 않은 발톱 부상을 입은 류현진(27)의 다음 등판은 언제일까.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엄지발톱의 반을 잘라내는 치료를 받고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어서 최악의 경우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좌측 등쪽 염좌로 오는 31일 열리는 미국 본토 개막전 출전이 무산된 것이다.

다저스는 31일 경기에 커쇼를, 4월 2일 경기에 잭 그레인키를 내보낸 후 다음날 류현진을 출격시키는 밑그림을 그렸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하고 있는 채드 빌링슬리, 오른손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조시 베켓에 이어 커쇼와 류현진까지 부상으로 신음하며 비상이 걸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7일 ‘류현진이 커쇼를 대신해 미국 본토 개막전에 출격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 디백스전 이후 8일 만의 출격이지만 발톱 부상을 당한 상황이라 돈 매팅리 감독이 무리를 시키면서 류현진 카드를 꺼내들지 미지수다.

과거 김병현의 경우를 보면 부러진 방망이에 발목을 다친 후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발목이 성치 않으니 허리와 어깨 쪽에도 무리가 생겨 전성기 때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좌완 투수인 류현진은 키킹을 한 후 오른발을 힘차게 내디뎌야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 지난 23일 경기에서 3회초 공격 때 베이스 러닝을 하다 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4회 이후 직구 구속은 86마일(138km)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제대로 체중을 실을 수 없어 벌어진 현상이다. 특히 5회말 1사 후 상대 두 번째 투수 조시 콜멘터를 상대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를 계속 던지다 한 번은 마운드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결국 콜멘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AJ 폴락을 유격수 땅볼로 병살 처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수비를 마치자마자 다리를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향해 투수 교체를 암시했다. 투구수가 87개에 불과해 1이닝 정도 더 소화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부상 때문에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당초 호주 원정을 마친 후 다음 등판 예정일까지 열흘 정도 공백이 있지만 매팅리 감독은 최소 한 차례 선발 등판을 거르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 그러나 커쇼의 등판 취소로 모든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부상을 이유로 호주 원정에서 제외된 잭 그레인키는 당초 예정대로 파드리스와의 두 번째 경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현재 선발 후보 가운데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댄 해런과 폴 마홀름뿐이다. 이는 마치 1년 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지난 시즌 초반 다저스는 선발 후보가 무려 8명이나 됐지만 부상 도미노가 이어지며 마이너리그 출신 스티븐 파이브, 매트 매길 등이 콜업됐다. 또한 시즌 도중 트레이이드를 통해 영입한 리키 놀라스코와 에딘슨 볼케스도 선발로 출격했다. 지난 시즌을 마칠 때까지 무려 11명의 선발 투수가 다저스 마운드를 지킨 것이다.

기분 좋게 호주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차지했지만 매팅리 감독으로서는 파드리스와의 본토 개막전 선발로 누굴 내보낼 것인지 장고에 들어갔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발톱 부상을 입은 류현진이 커쇼 자리를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만큼 빅리그 2년차에 불과한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지난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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