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감독 얼굴 누렇게 뜨게 만든 ‘서브리시브’

입력 2014-03-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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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선수들이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1승1패 균형을 맞춘 뒤, 서로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서브리시브가 경기를 어렵게 했다”
챔프전 2차전 승리에도 ‘기본’ 강조


챔프전의 키워드는 서브리시브였다.

공교롭게도 이번 챔프전 1차전은 정규리그 1위 팀이 모두 패했다. 원인도 같았다. 서브리시브였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윙리시버 채선아가 시즌 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챔피언결정전 출장부담이 컸다. 남자부 삼성화재도 마찬가지였다. 리베로 이강주가 흔들렸다. 처음 경험한 챔피언결정전 중압감 탓이었다. “얼굴이 누렇게 떴다”고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말했다.

신 감독은 수비에 바탕을 둔 배구를 한다. 리시브에서 제대로 버텨야 배구가 된다고 믿고 있고 지금껏 그 배구로 많은 우승을 일궜다. “우리 수비에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 것이 없다. 그래서 어느 해보다도 힘들었고 이번 챔피언결정전도 역대 어느 때보다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1차전에서 아가메즈의 부상 속에서도 승리를 챙긴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반대로 공격배구를 선호한다. “상대 레오가 우리 수비수 위에서 공을 때리면 방법이 없다. 그 공을 수비하다 죽으나 우리도 마음껏 공격해보다 죽으나 마찬가지다. 수비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점수를 낼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챔프전을 앞두고 시즌에는 구사하지 않았던 다양한 플랜을 준비했다. 송준호가 레프트로 혹은 라이트로 가는 방안도 있었다. 1차전에서 아가메즈가 예상 못한 부상을 당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빨리 상황에 적응한 이유였다.


● 왜 서브리시브는 어려운가

그렇다면 서브리시브는 왜 어려울까.

배구인들은 서브리시브가 쉽지 않은 이유를 다양하게 설명한다. 배구의 기본이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 서브리시브라고 했다.

우선 상대 코트에서 공이 날아올 때 변화가 엄청 크다. 최근 배구공은 공속에 실을 감는데 이 실이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배구공이 가벼우면서도 크다보니(무게 260∼280g, 둘레 65∼67cm) 경기장의 작은 공기변화나 온도 차, 혹은 감아둔 실의 미세한 무게중심 차이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플로터 서브는 마치 야구의 너클볼처럼 선수 앞에서 춤추며 떨어지기에 받기가 쉽지 않다.

강한 스파이크 서브도 있다. 1초도 못되는 시간에 상대코트에서 넘어오는 빠른 공을 몸의 중심에서 정확히 받아야 한다. 하체가 버텨주지 않으면 공의 힘에 밀려 리시브를 하는 팔이 제어하기 힘들다.

게다가 세게만 치는 야구의 타격과 달리 정확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우리 팀 세터에게 최대한 가깝고도 편안하게 올려줘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도 있다. 상대의 서브를 내가 받을까 말까 결정해야 하는 판단의 문제도 있다. 인 아웃 여부를 예측해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본능에 가깝도록 반복훈련을 해서 근육이 기억해야 가능한 일이다.

신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블로킹이 팀을 살렸고 서브리시브가 경기를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역대 챔프전의 성패는 대부분 서브리시브에서 갈렸다. 가을야구가 수비에 따라 울고 웃는 것과 같다. 이번 챔프전도 마찬가지다.

대전|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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