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가 낳은 ‘금메달 감독’

입력 2014-04-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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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조범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경문·조범현, 선수 시절부터 포수 라이벌
각각 베이징올림픽·광저우AG서 우승 지휘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사상 최초의 우승팀이 된 OB(두산의 전신)에는 두 명의 포수가 주전 경쟁을 하고 있었다. 김경문과 조범현. 두 선수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형 포수였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투수와 호흡을 맞춰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안방마님 역할에는 적임자였다. 김경문은 1990년 태평양으로 잠시 이적했다가 1년 뒤 OB로 돌아와 은퇴했고, 조범현은 1991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1992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OB가 낳고 기른 두 포수는 은퇴 이후 지도자로서 한국 프로야구에 더 큰 발자취를 남겼다. 나란히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며 명감독으로 군림했다. 2004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2010년까지 7년간 여섯 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2011년 6월 스스로 두산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2개월 후인 그해 8월 신생구단 NC의 초대 사령탑으로 취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NC는 1군 진입 첫해인 지난해 김 감독의 지휘 아래 7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조범현 감독은 2003시즌부터 SK 사령탑으로 취임해 그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끄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6년 6위를 끝으로 SK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2008시즌을 앞두고 다시 KIA 감독으로 부임해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2011시즌을 끝으로 KIA 지휘봉을 놓은 조 감독은 2013년 8월 닻을 올린 제10구단 kt의 초대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사령탑 경력을 이어가게 됐다. 인연이 깊은 두 감독이 나란히 신생팀을 리그에 안착시키는 막중한 임무의 적임자로 낙점 받은 셈이다.

두 감독은 ‘금메달’이라는 또 다른 업적도 남겼다. 김 감독은 현재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 감독’으로 남아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8전 전승으로 사상 최초의 퍼펙트 금메달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조 감독 역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끌면서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 동메달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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