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유희관표 슬로커브 두산 4연패 막았다

입력 2014-04-0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유희관이 6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해 5회초 1사 3루 위기에서 김상훈에 이어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유희관은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3연패 고리를 끊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09∼124km대 변화구로 상대 타선 현혹
7이닝 단 1실점…팀 연패 끊고 시즌 첫 승
KIA 에이스 양현종과 맞대결서도 완승
유희관 “첫 경기보다 감각 더 좋아졌다”


유희관(28·두산)이 던지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은 스피드건으로는 도저히 측정할 수 없는 영역 같다. 호투할 때마다 “야구에 대한 내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는 메이저리그 전설의 300승 투수 톰 글래빈의 말이 떠오른다. 하늘하늘 춤추듯 날아오는 시속 100km 초반 느린 커브는 마치 비눗방울처럼 타자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어떤 이는 ‘슬로 비디오’를 보는 듯하다고 ‘뻥’을 치기도 한다.

유희관은 6일 잠실 KIA전에서 팀의 4연패를 막고 자신의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KIA 에이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유희관은 7이닝을 단 1실점(5안타·1볼넷·3삼진)으로 막으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39개)보다 109∼124km에서 느리게 형성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총 43개)을 더 많이 던져 KIA 타선을 고비 때마다 현혹했다. 유희관의 ‘느림의 미학’이 한층 돋보인 경기였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 중이었다. 시즌 초반 3연패를 지나 4연패에 빠지면 팀 전체가 느끼는 부담감은 더더욱 커진다. 특히 두산은 송일수 감독 취임 첫 시즌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첫 상대 이대형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KIA의 1∼3번은 리그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이대형∼김주찬∼신종길로, 느린 변화구가 주무기인 유희관에게 가장 위협적인 상대였다. 그러나 김주찬을 2루 땅볼, 신종길을 삼진으로 연이어 잡았다. 4번 나지완에게 볼넷에 도루까지 허용하며 2사 2·3루가 됐지만 5번 브렛 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초와 3회초를 완벽하게 막은 유희관은 4회초 나지완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곧장 병살로 막았다. 5회초에도 2루타를 맞았지만 추가 안타는 없었다. 7회초 나지완, 브렛 필의 연속안타로 첫 실점했지만 다시 병살로 이닝을 마쳤다. 3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흔들림 없는 담대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장면이 돋보였다.

유희관은 “첫 경기(1일 목동 넥센전·6이닝 3실점) 때보다 투구 동작이나 공에 대한 감각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 경기장이 조금 더 커서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던 부분도 크다. 선두타자 출루로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더 집중해서 던져야 한다는 공부도 됐다. 시즌 초반 팀 연패가 무척 아쉬웠는데 오늘 이겨서 매우 기쁘다. 풀타임 2년차 징크스를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매 이닝 최선을 다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