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끝내기 안타 뒤엔 악바리 정신 있었다

입력 2014-04-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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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종욱이 6일 마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거액을 받고 FA로 입단했던 부담감을 떨쳐냈다. 최근 타격 부진에 특타까지 소화하며 남몰래 땀 흘린 결과물이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타격 부진에 김광림 코치와 ‘특타’ 강행
정확도 향상 위해 타격 부분수정 등 노력


NC 이종욱(34)이 6일 마산 넥센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이전까지 시즌 타율이 0.160대에 불과했던 타자가 써낸 최고의 역전 드라마였다. 그냥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그는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남모르게 구슬땀을 흘렸고, 가장 중요할 때 최선의 타격으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종욱은 이날 일찌감치 경기장으로 출근해 김광림 타격코치와 ‘특타(특별타격훈련)’를 소화했다. 김 코치는 “(이)종욱이가 티 배팅으로만 400개의 공을 쳤다”며 “베테랑 선수들은 경험도 많고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할 줄 알기 때문에 아무리 코치라도 많이 관여하지 않는 편인데, 종욱이가 먼저 와서 문제점에 대해 상의했다. ‘그동안 지켜보니까 의욕이 앞서 너무 세게만 치려고 하다 보니 타격 시 몸이 빨리 열리고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더니, 본인도 동의를 했다.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훈련을 진행했는데 금방 문제점을 고치더라. 프리배팅 때 타구가 조금씩 좋아진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할 때 역할을 해줬다”고 기뻐했다.

이종욱에게는 기술적인 것 외에도 과제가 또 있었다. ‘부담감 덜기’다. 이종욱은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거액을 받고 NC 유니폼을 입었다. FA선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경기가 끝난 뒤 “안타가 나오지 않아 타석에서 부담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종욱은 혹독한 훈련도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는 ‘악바리 근성’을 갖고 있고, 그라운드에만 서면 승부사 기질을 발동한다. 이날 9회말 1사 1·2루서 지난해 ‘구원왕’ 넥센 손승락(32)을 상대로 끝내기 2타점2루타를 때려낸 것도 이 덕분이다.

NC는 올 시즌 8개 구단 감독이 꼽은 ‘다크호스팀’이다. 실제 시즌 초반 위닝시리즈를 2번이나 기록하며 남다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적생’ 이종욱의 시동이 걸린다면 돌풍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의 끝내기 안타가 지닌 의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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