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형제’ 어머니의 뜨거운 눈물

문태영(왼쪽)-문태종. 사진제공｜KBL

문태종·태영 수상에 감회 “생애 최고의 순간”

“가문의 영광입니다. 오늘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네요.”

LG 문태종(39·사진 오른쪽)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동생인 문태영(36·왼쪽)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프로농구 출범이래 최초로 형제가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했다. 둘은 베스트5도 동시 수상했다. 형제의 베스트5 동시 수상 역시 프로농구 최초다.

이들의 수상이 누구보다 반가운 이는 어머니 문성애(58) 씨다. 둘째 아들인 태영이 선물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두 아들과 같은 테이블에 자리한 문씨는 나란히 시상식 단상에 선 형제의 모습에 하염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문씨는 시상식 직후 “두 아들이 어린시절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엄마로서 온 마음을 다해 키웠다. (시상식에서)아들들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어려웠던 시절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며 북받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녀는 “가문의 영광이다. 두 아들이 프로농구 선수로 훌륭하게 자랐다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엄마의 나라에서 함께 뛰면서 이런 영광까지 누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이 바로 오늘”이라며 기뻐했다.

형제 역시 수상 소감에서 어머니를 잊지 않았다. 문태영은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고, 문태종은 “오늘(14일)은 어머니와 우리 형제에게 잊을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 기쁨을 가족들과 팀 동료, 구단 관계자, 팬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잠실｜정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