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표절이다, 아니다 말하기 보다는…”

입력 2014-04-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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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문대성(38·IOC 선수위원) 의원이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 확인 소송 제기, IOC 선수위원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문대성 의원 인터뷰

스포츠인 신분이라면 문제 안됐을 논문
타이밍 놓쳐 국민들께 못 밝힌 점 죄송
IOC위원 사퇴는 국익 차원서 접근해야
김연아 등 후배들에게 피해는 없을 것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문매체 어라운더링스는 17일(한국시간) 문대성(38·새누리당 의원) IOC 선수위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전했다. 문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국민대가 내린 논문 표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대의 조사는 정치적 동기를 갖고 있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2월말 문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이 “심각한 표절에 해당한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하고, 문 의원에게 박사학위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문 의원은 3월 18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을 통해 학교법인 국민학원을 상대로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 확인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4일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의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묵묵부답하던 문 의원과 17일 전화연락이 닿았다.

국민대는 3월말 IOC에 논문표절 최종결론을 회신했고, 외신은 최근 “IOC 윤리위원회가 문 의원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문 의원의 임기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다. 문 의원의 소송 제기는 IOC의 징계를 피하기 위한 ‘시간 끌기 용’이란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문 의원의 입장을 들었다.


-국민대의 논문 표절 조사가 정치적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야당의 압력이 있었단 얘긴가?

“야당에 대한 것은 아니다. 내가 정치인이다 보니, 스포츠인이거나 IOC 멤버이기만 했다면 문제가 안됐을 것들이 정치적인 사안으로 결부된 것 같다는 얘기였다. 다른 학교들은 (표절 관련 조사 결과를) 6개월 내로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대가) 2년이란 시간을 끈 것도 그렇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는 “본조사 시작 시점은 2012년 5월 18일, 종료 시점은 같은 해 11월 14일이었다. 정확히 6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문 의원이 재심을 요청했기 때문에 최종 결론을 내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표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정확하게 ‘표절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국민들께도 죄송한 부분이 많다. 타이밍을 놓쳐서 말씀을 못 드린 것도 있다. 소송까지 갔기 때문에 이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민대에서도 IOC에 (표절 결론을) 회신할 때, ‘우리의 판단기준과 법원의 판단기준은 다를 수 있다’고 보냈다.”

(이에 대해 국민대는 “‘우리와 법원의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결론은 표절이지만 문 의원이 소송을 걸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간단한 영어 문장이라 해석이 다를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표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지 않나?

“맞다. 잣대라는 것이 어떤 기준에 맞출 것이냐에 따라…. (표절 조사과정에서) 논문을 쓸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런 부분은 다 배제가 됐다. 불합리한 부분을 명확히 알고 싶어 소송을 한 것이다. 발표 결과에 대해 얘길 하면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서…. 말 못한 부분이 많다.”


-오타까지 똑같았다는데?

“이론적 배경에 대해선 다 내용이 비슷하다. 한번 쓱 보고 못 본 부분도 있을 것이고, 착오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나. 신경을 못 쓴 것은 내 불찰이다.”


-소송 제기가 시간 끌기 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절대 아니다. 난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선수위원으로서) IOC 멤버가 됐다. IOC도 올림피언으로서의 역할을 내게 원하는 것이다. 논문과의 문제는 별개로 본다. 팔 슈미트도 (논문 표절 문제에도 불구하고) IOC 관계직을 잘 하고 있다.”

(IOC 위원인 팔 슈미트 전 헝가리 대통령은 2013년 5월 논문표절 때문에 IOC 윤리위원회로부터 엄중경고 처분을 받았다)


-최근 IOC 윤리위원회가 문 의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아니다. 좀 기다려봐야 한다.”


-그 보도가 잘못된 것인가?

“조사를 시작했다라고 하기보다는, 서류를 접수하고 있는 과정으로 본다. 큰 영향은 아니다.”


-IOC로부터 조사에 대한 연락은 안 왔나?

“국민대에서 (표절 결론 회신을) 받은 부분은 연락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다시 연락이 올 것이다.”


-IOC 위원에 재도전할 계획이 없다는 마음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것은 이미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말한 부분이다. 나를 통해 장미란, 이용대 등이 새로운 꿈을 가졌다.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맞다. 더 이상 IOC 위원에 대한 욕심은 없다.”


-표절 논란이 후배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그 점은 분명히 밝히고 싶다. 김연아 등 후배들에게 절대로 피해가 안 간다고 약속할 수 있다. IOC나 국제체육계에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선수와 이쪽(IOC) 사회는 별개로 간다. 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커버할 것이다. 나 역시 도복을 입고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해서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자기 자신이 열심히 한다면, IOC가 절대로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는다.”


-IOC 위원을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게 국익에 나을지 안 나을지 잘 모르겠다. 현재 국제스포츠계는 대단히 빠르게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발을 맞춰서 못가고 있다. 양태영, 신아람, 김연아, …. 이렇게 피해를 입는 상황을 보면 대단히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강력히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 만약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들이 일어났겠나.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IOC 위원으로서 향후 계획은?

“당분간은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것이다. 8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유스올림픽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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