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서 탐내는 남자, 고려대 이승현

입력 2014-04-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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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최고 빅맨, 신인드래프트 예비 1순위 평가
프로 스카우트들 ‘기본기 탄탄, 즉시전력감’ 찬사


고려대 이승현(22·4학년)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고려대를 7전승으로 이끌고 있는 그는 10월 열릴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후보로 평가된다. 올 드래프트를 ‘이승현 드래프트’라고 표현할 정도다.

키 197cm, 몸무게 105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파워포워드 이승현은 다재다능하다. 힘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뿐 아니라 속공과 외곽슛, 어시스트에도 능하다. 올 시즌 그는 경기당 15.7점-5.3리바운드-2.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최근 들어선 외곽슛의 정확도도 몰라보게 높아져 공격 옵션이 늘었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0%(16개 시도·8개 성공)에 이른다.

프로와 대학무대의 수준차이는 분명하다. 대학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프로에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빅맨들의 경우, 확실한 기술 없이도 큰 키와 파워만으로 대학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지만 외국인선수들이 포진한 프로에선 경쟁력을 잃기 일쑤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중앙대 시절 오세근(KGC)과 같이 힘과 기술을 겸비한 선수가 아닌 이상, 대학리그에서의 경기력을 믿어서는 안 된다.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는 리바운드를 20개씩 잡는다고 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대학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던 김종규(LG)마저 프로에선 포스트업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대학농구의 현실이다.

이처럼 대학농구 빅맨에 대한 기대치와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상태지만, 이승현만큼은 ‘알짜’로 분류된다. 프로농구 전력분석원, 스카우트들도 “이승현은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없다”며 엄지를 치켜든다. 이들은 이승현의 기본기에 주목했다. 고상준 SK 전력분석팀장은 “대학 빅맨들은 외곽수비가 안된다. 이와 달리 이승현은 외곽수비가 되는 데다, 볼 핸들링이나 패스도 가드 못지않다. 이승현만큼 기본기가 좋은 빅맨이 최근에 있었나 싶다. 포스트업이 약하긴 한데, 그 부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두훈 삼성 스카우트는 “공수전환도 빠르고 성실하다. 올 시즌에는 슛도 더 좋아졌다. 기술이 있기 때문에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어린 시절부터 프로무대를 꿈꿨다. 외곽수비와 공수전환, 외곽슛은 프로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벌써부터 (드래프트) 1순위 후보라는 말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그 평가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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