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송승준 “4월병 깨려고 안 해본 게 없는데….”

입력 2014-04-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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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많은 사람들에게 똑 같은 얘기를 듣고 있다. 나도 4월에 잘 하고 싶다.”

롯데 송승준(34)은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4월병’ 얘기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오히려 이젠 초탈한 표정이다. 스스로도 속이 상할 만큼 상한 데다, 만나는 사람마다 ‘4월병’ 얘기부터 꺼내니 이골이 난 모양이다. 그는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정말 뭘 해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인한 4월’을 원망했다.

그는 올 시즌 3차례 등판해 3패만을 떠안았다. 방어율은 무려 7.11이다. 3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3실점으로 첫 단추부터 패전으로 시작하더니, 지난 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는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또 패전을 떠안았다. 더군다나 2회에 갑자기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까지 찾아왔다. 큰 부상은 아니라고 판단해 무리하게 투구를 강행했지만 3회에 채태인에게 3점홈런을 맞고 강판할 수밖에 없었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는 5.2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패했다.

그가 4월에 부진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2007년 롯데로 돌아온 뒤 4월에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승수만 따지면 2008년 3승2패(방어율 5.60)를 거둔 것이 최고의 수확이었다. 2007년과 2009년엔 1승도 없었고, 나머지는 1승 또는 2승을 챙겼지만 승이 패보다 많았던 적은 없었다. 방어율은 지난해 5경기에서 3.29(1승1패)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의 월별 기록을 보면 그는 개막 후 4월까지의 통산 방어율이 5.67에 이른다. 8년간 4월에 통산 9승13패를 기록했으니 연평균 1승 남짓 올린 셈이다.

그는 올 시즌만큼은 내심 4월 징크스를 깰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송승준은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올해는 진짜 뭔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도 또 이렇다”며 입맛을 다셨다. “슬로스타터 아니냐. 더워지면 잘 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위로에 그는 “매년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데, 처음에 뒤쳐졌다가 나중에 따라가려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나도 출발부터 빨리 달린 다음에 여유를 좀 부리고 싶다”며 허무하게 웃었다.

송승준은 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한다. 올 시즌 ‘3전4기’로 시즌 첫 승을 따낼 수 있을까.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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