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PEOPLE] 이지훈 대표 “유저가 키워주는 회사 만들고 싶다”

입력 2014-04-2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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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강호들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각 앱 장터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른 모바일게임 ‘불멸의 전사’(사진 위)를 내놔 주목받고 있는 레드사하라. 이 회사의 이지훈 대표는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레드사하라 스튜디오

■ 이지훈 레드사하라 대표

‘불멸의 전사’, 모바일 실시간 전투로 인기
노하우 가진 인력 많아 직접 서비스 가능
발빠른 속도전 전개…해외시장 선점 목표


“모바일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

2012년 카카오가 게임하기 플랫폼을 오픈하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다크호스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넥스트플로어나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 이른바 ‘모바일 강소기업’들이 그 주인공.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목받는 신흥강자가 등장했다는 소식은 사라졌다. CJ E&M 넷마블과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게임사는 물론 게임빌 등 오랜 업력과 든든한 자금력을 갖춘 기존 강호들이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 올해도 역시 다크호스의 등장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최근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벤처 게임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드사하라 스튜디오다. 이 회사가 내놓은 모바일 게임 ‘불멸의 전사’는 각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스타트업이 만든 콘텐츠로는 오랜만에 매출 부문 톱10에 진입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 회계사로 근무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이지훈(42) 대표를 만나 이제 막 출발한 레드사하라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요즘 ‘불멸의 전사’가 화제다. 성과는.

“현재까지 5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T스토어에선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구글플레이에선 최고 매출 6위, 앱스토어에서도 10위권 내에 들었다."


-게임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전투를 턴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서도 온라인게임 유저의 감성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사용자환경(UI)이 다르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 조작 등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유저의 자유도도 높였다. 그 밖에 길드 커뮤니티에 많은 신경을 쓴 것 또한 인기 요소로 작용했다.”


-본래 회계사였다고 들었다. 게임 사업에 발을 들인 계기는.

“삼정KPMG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NHN 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겼고, 거기서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조금씩 눈을 떴다. 또 2년 동안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으면서 실리콘밸리의 창업문화에 재미를 느꼈다. 국내로 돌아와 웹젠에서 해외사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에 발을 들였고, 지난해 9월9일 뜻이 맞은 사람들과 레드사하라를 설립했다. 본래 인생 모토가 ‘재미있게 살자’다. 이 때문인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성향이 맞다. 나 자신이 게임 유저이기도 하다.”


-레드사하라의 의미는.

“사하라는 지상에서 가장 큰 사막이다. 그 사막 안에 실제로 레드사하라라는 지명이 있다. 기후가 급변하는 곳이라고 한다. 거대한 모래바람으로 게임 시장을 놀라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유통사(퍼블리셔)를 통하지 않고 성공했다.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는 이 시장에서 나홀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맞나 고민을 많이 했다. 퍼블리셔와 함께 하는 이유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쉽게 유저풀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서비스 시작 전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마케팅비용과 운영비용 등으로 4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또 게임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인력들이 많다는 점도 직접 서비스를 결정하게 된 요인이다. 수익 배분 측면에서도 퍼블리셔를 통하면 자생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였다. 퍼블리셔와 함께 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시간적인 손해를 봐야 한다. 경쟁이 점차 더 심해지는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타이밍이 우선이란 나름대로의 결정을 내렸다.”


-올해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국내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서두를 계획이다. 게임 시장에선 선점이 중요하다. 국내 서비스 전략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전을 전개해 현재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다른 게임들과 비슷한 시기에 함께 경쟁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를 어떻게 키우고 싶나.

“게임은 본질적으로 재미를 추구한다. 물론 회사를 경영하는 데는 돈이나 경제적 보상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한 부분일 뿐 전부는 아니다. 개발자이자 게이머인 회사 구성원들이 성취감을 누릴 수 있고, 의미를 가지는 일은 바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유저들이 거기서 행복한 추억과 기억을 남기는 것이라고 본다. 레드사하라하면 유저와 항상 연결돼 있는 게임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다. 유저를 중심으로 하는, 그리고 유저가 키워주는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


● 이지훈 대표는?

-1972년 8월생(서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MBA(Cornell University) /KPMG 삼정회계법인 매니저(1999∼2003)/ NHN 전략기획실 및 경영정책본부 팀장(2003∼2008)/ 웹젠 퍼블리싱 그룹장 및 해외사업실장(2010∼2013)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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