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감독 “이재명 시장에게 부담되기 싫었다”

입력 2014-04-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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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스포츠동아DB

■ 선수폭행 박종환, 자진사퇴 배경

징계 결정 늦어지면서 이시장 곤경
“솔직하게 폭행은 아니다…억울하다”


취임 4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된 성남FC 박종환(76) 전 감독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때로는 격앙된 목소리로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퇴의 직접적 원인이 된 폭행사태를 자초한 만큼 결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박 전 감독은 2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의 압력에 의해 등 떠밀리듯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자진사퇴 결정은 내 스스로 한 것”이라며 “(구단주인 성남 이재명) 시장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이 죄송하고 미안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 전 감독은 “모든 징계를 달게 받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스스로 사퇴를 결심했다. (이재명) 시장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지휘봉을 잡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자신에 대한 구단의 징계 결정이 늦어지면서 곤경에 처한 이재명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자발적 결정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해 성남FC 구단을 창단한 뒤 초대 사령탑으로 박종환 감독의 선임을 주도했다.

“할 말이 없다. 내 불찰 아니겠느냐”며 체념한 듯 담담한 태도를 보이던 박 전 감독은 16일 성균관대와의 연습경기 도중 불거진 소속 선수 2명에 대한 폭행으로 화제를 옮기자 “내 나이에 무슨 폭행이냐. 솔직하게 말해 폭행은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사실과 많이 다르게 확대된 측면이 많다.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박 전 감독은 당초 폭행사건이 공론화된 뒤 ‘꿀밤 수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성남 구단의 사건 축소 시도에도 불구하고 해당 선수가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손찌검이 가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감독은 사퇴 발표 하루 전인 21일까지도 팀 훈련을 직접 지휘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오늘(22일) 오전 훈련 때 선수들을 모아놓고 ‘흔들리지 말고 정상적으로 훈련하라’며 사퇴를 염두에 둔 듯 미안한 마음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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