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전문가’ 양상문 감독 “LG 문제는 포수야”

입력 2014-05-15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1992년 미국 대선의 승패를 가른 짤막한 구호다. 당시 미국 문제점의 핵심을 찌른 이 선거구호는 빌 클린턴에게 대통령이라는 큰 자리를 선물했다. 양상문 LG 신임감독이 본 LG의 아킬레스건은 포수였다. 패러디하자면 ‘문제는 포수야!’ 정도 될 듯 하다.

양 감독은 13일 취임일성에서 ‘깨끗한 야구, 독한 야구’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문제는 포수다’라고 밝혔다. 14일 현재 팀 방어율(4.85)과 많은 실점(경기당 5.47점)이 결코 투수만의 문제가 아닌, 포수의 책임을 지적했다.

한국야구에서 포수난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강민호(롯데), 양의지(두산), 정상호(SK) 등 몇몇을 제외하고 나머지 팀들은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LG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숫자는 많으나 당장 믿고 쓸만한 가용자원은 한정됐다. 현재윤은 왼쪽 손가락 인대수술에 이어 다시 왼 무릎을 다치면서 복귀가 최소 한 달 이상 미뤄졌다. 최경철과 윤요섭이 주전 마스크를 번갈아 썼지만 불안한 모습은 여전했다. 투수리드와 블로킹, 송구능력, 타격 등 어느 하나 마땅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 무릎과 어깨 등 사소한 부상을 달고 다닌다. 윤요섭은 4월29일 NC전에서 7개의 도루를 헌납하며 1경기 최다 도루 허용의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윤요섭의 도루저지율은 0.100(30차례 중 3번 저지), 최경철은 0.250(24/6)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희망의 싹도 움트고 있다. 주전 장갑을 먼저 꿰찬 최경철이 13일 롯데전에서 결승 1점홈런과 1차례 도루 저지를 보여줬다. 14일 경기에선 2차례나 상대 도루를 잡아냈다. 투타에서 고루 활약하며 도약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양 감독은 김정민 배터리코치를 1군 승격시키며 변화를 택했다. 김 코치는 공부하는 지도자로 팀 내 신망이 두텁다. 양 감독은 “김 코치를 올리면서 단기간에 포수를 발전시킬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신 장광호 배터리코치를 2군으로 보내면서 선수들에게 책임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투·포수간의 소통 문제도 꼬집었다. 포수는 투수가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호흡을 맞춰주고 구종선택 등에서 이견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양 감독은 배터리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되 데이터 등을 무기 삼아 단기간에 최경철과 윤요섭 둘의 투수리드와 기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수전문가가 바라본 포수의 문제점을 얼마나 단기간에 고쳐낼지 LG의 내일이 달려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