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나지완을 눈여겨 본 이유는?

입력 2014-06-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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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타율 0.371 OPS 10할대 활약
아시안게임 앞둔 류 감독 “잘하는 것 같다”


55경기 205타수 76안타 타율 0.371. 12홈런 48타점,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특급타자의 기준 10할이 넘는 1.045. 55경기 동안 수비 실책 0개, 수비율 100%(6월9일 현재).

블라인드 면접으로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뽑는다면 위와 같은 기록을 올리고 있는 외야수는 어떨까. 도루가 2개로 발이 빠르지 않다는 것을 제외하면 리그 최고의 외야수 중 한명임에 틀림없다.

주인공은 KIA 나지완(29)이다. 그동안 나지완에게는 많은 선입견이 뒤따랐다.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 ‘정확도는 떨어지지 않나’ 등이 그것이다. 야구팬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나지완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선입견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개막 초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같은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나지완은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기로 했다. 올해 최선을 다하고 군대에 다녀올 생각이다”며 부담을 지웠다. 팀 내 역할에만 집중하며 타격 6위, 최다안타 5위, 홈런 10위, 타점 공동 5위 등 공격 전 부분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나지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던 삼성 류중일 감독도 “요즘 (나)지완이가 정말 잘 하는 것 같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TV중계 해설을 했던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이례적으로 “충분히 대표팀에 뽑힐 만한 선수다” “나지완이 SK에 있었으면 한국시리즈 5연패를 했다”등 극찬하기도 했다.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표팀 승선의 문은 좁다. 최고의 타자였던 양준혁 SBS 해설위원도 현역시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드림팀’에는 승선하지 못했다. 그만큼 역대 국가대표 팀은 홈런 등 장타력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갖고 있거나 수비, 주루 등에서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택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성적을 80% 이상 반영해 대표팀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범(NC), 손아섭(롯데) 등과 함께 김현수·민병현(두산), 최형우(삼성), 김강민(SK) 등이 첫 손에 꼽히는 후보다. 나지완도 경쟁자들에 비해 기록적인 측면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앞선다. 나지완이 뜨거운 5월과 6월의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대표팀 구성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의 행복한 고민은 더 커질 것 같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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