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빈. 스포츠동아DB
정수빈은 통증을 호소하며 바닥에 누워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허경민은 미안한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정수빈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그러나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정수빈은 밝은 표정으로 덕아웃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이제 안 아프다. 금세 다 나았다”며 “원래 잘 안 아프다. 몸은 타고난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공에 맞은 종아리에는 선명하게 실밥 자국이 남아있었지만 붓기는 거짓말처럼 거의 가라앉아있었다.
사실 정수빈의 ‘강철몸’은 유명하다. 2010년 문학 SK전에서 공을 따라가다 펜스에 부딪혀 쇄골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은 뒤 3개월 결장이 불가피해보였지만 한 달 만에 복귀하는 괴물 같은 회복력을 보였다. 2013년에는 자신이 친 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하며 안와벽 골절상을 입었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나았다.
정수빈은 야구공에 맞은 걸로는 끄덕 없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다”며 웃고는 담담히 경기를 준비했다. 이날 9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