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월드컵] 콜롬비아 반군 두목, 그리스전 보다 체포 外

입력 2014-06-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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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월드컵이 콜롬비아 반군 게릴라의 두목을 잡았다?

콜롬비아 신문 ‘엘 티엠포’는 15일(한국시간) 민족해방군(ELN)의 지도자 알프레도 곤살레스가 볼리비아의 은신처에서 붙잡혔다고 전했다. 체포된 사연이 기막히다. 이날 곤살레스는 브라질월드컵 C조 1차전 콜롬비아-그리스전을 보기 위해 은신처를 바꾸지 않았다가 측근의 밀고로 덜미가 잡혔다. 곤살레스는 콜롬비아에서 2번째로 큰 반군의 핵심 리더로, 지난해 5명의 광산노동자 납치에도 연루된 인물로 알려졌다. 눈에 불을 켜고 잡으려 드는 정부군을 피해 은신처를 자주 바꿔왔던 곤살레스는 이날은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한 곳에 머물렀다. 위성방송 수신기를 설치하고 술과 여자까지 끌어들였다가 경호원의 밀고로 체포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곤살레스는 감옥에서 남은 월드컵 경기를 봐야 할 듯하다.


● 마라도나, 브라질팬들에 둘러싸여 진땀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영원한 숙적이다. 이런 와중에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13일(한국시간)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보러 갔다가 브라질팬들에 둘러싸여 진땀을 빼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날 마라도나는 자신의 좌석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다가 브라질 팬들에게 목격됐다. 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제 자리를 찾은 마라도나는 전반전까지 지켜보고는 “나는 브라질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의 수비도 싫다”면서도 “하지만 공격 면에서 네이마르는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될 즈음 자취를 감췄다. 그는 “나는 브라질 경기를 직접 보지 않을 것이다. 호텔에서 볼 것”이라며 모두를 향해 “굿바이”를 남기고는 빠른 걸음으로 VIP 박스를 떠났다.


● 월드컵 티켓 보따리 찾아준 브라질 택시기사

브라질 서민들은 월드컵 특수를 노린 물가 인상으로 인해 괴롭기 그지없다. ‘한방’에 떼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느 누가 망설일까. 그러나 세상에 이런 택시 운전사도 있다. 40장의 월드컵 티켓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했지만, 본인이 ‘꿀꺽’하지 않고 주인을 찾아줬다. 한 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의 한 40대 남성 택시기사는 일과를 마치기 직전 거나하게 술에 취한 2명의 멕시코인 암표상을 태워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 내려줬다. 퇴근하던 기사는 뒷좌석에서 40장에 이르는 티켓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했다. 티켓을 팔아 돈을 벌 것인가, 돌려줄 것인가를 놓고 잠시 고민했지만 이 기사는 곧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정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가방을 건네줬다. 그는 “소지품을 잘 챙기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남긴 채 다시 집으로 향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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