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닥터 이방인’ 14회에는 북한 최고지도자 수술을 위해 북한으로 향한 박훈(이종석)의 아버지 박철(김상중)이 북한에서 안락한 삶을 누렸고, 그로 인해 의료사고소송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오해하는 한재준(박해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병원으로 돌아온 박훈을 본 한재준은 미소를 지었고, 이를 포착한 오준규(전국환)는 한재준을 나무랐다. 오준규는 “자네가 짓이겨 쫓아낼 그 이방인 놈(박훈)을 보고 어떻게 웃음이 나올 수 있어?”라며 “명심해 이번 대결 친구랑 하는 술내기 같은 게 아니야 자네의 모든 것이 걸려 있는 대결이야”라고 한재준에 경고했다.
이에 한재준은 “명심하겠습니다 이사장님”이라며 자신의 삶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듯 했지만 그의 표정은 이전처럼 복수심에 불타오르지 만은 않았다. 오히려 복잡미묘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명우대학교병원에 대한 복수만을 생각하며 달리던 과거와는 달리 진짜 의사로 성장한 한재준의 모습이 드러난 것. 뿐만 아니라 박철의 아들이자 라이벌 박훈에 대한 복잡한 감정까지 함께 나타났다.
한재준은 미스터 장(장량)으로부터 박철이 북한 최고지도자 수술 성공 후 엄청난 환대와 대우를 받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박철을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알고 보니 소송에 증인을 서주겠다던 박철의 불참으로 인해 결국 한재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것. 이에 한재준은 박철이 부귀영화를 위해 증인 참석을 포기하고 북한으로 갔다고 오해했다.
한재준의 오해는 결국 박훈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한재준은 박훈을 진정한 의사로 인정하고, 서로 통하는 면이 있음을 확인하며 우호적인 감정을 드러내던 중 박훈의 아버지가 박철임을 알게 돼 오히려 분노가 극에 달했다. 좋은 친구를 만났나 했더니 자신의 어머니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사람의 아들이었던 셈.
한재준은 미워하기 싫은 사람이지만 미워할 수 밖에 없는 박훈과의 악연과 그에게서 겹쳐 보이는 의사 박철에 대한 모습에 삐딱한 말들을 뱉어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또 오수현(강소라)의 마음이 박훈을 향한다는 사실을 안 한재준의 분노까지 더해져 한재준과 박훈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의사로서 통했던 박훈에 대한 한재준의 배신감은 결국 치열한 수술대결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