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여자프로골퍼들이 경기 도중 사라진 이유는?

입력 2014-06-20 1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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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 도중 클럽 내려놓고 민방위훈련 참여
국내 프로골프대회 사상 처음으로 라운드 도중 민방위훈련 동참


‘엥~!’

20일 오후 2시,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장에 난데없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선수들은 스윙을 멈추고 재빨리 카트로 이동해 몸을 피했다.

골프장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경우는 경기중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천둥이나 번개가 치거나, 아니면 강풍이 불거나 폭우가 쏟아져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어려울 때 사이렌을 울려 선수들에게 경기중단을 알린다. 그러나 이날은 날씨가 좋았다. 사이렌이 울릴 이유가 없는데 갑자기 경기중단이 선언됐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민방위훈련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전날 1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경기위원회와 주최측 관계자들은 긴급회의를 했다. 2라운드 진행 도중 예정된 민방위훈련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견을 나눴다. 대회를 잠시 중단하고 훈련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 났다. 천재지변 때문이 아니라 민방위훈련 참여를 위해 경기를 중단한 것은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이렌이 울리자 선수들은 각자 플레이를 멈추고 공이 놓여 있는 자리에 마크한 뒤 공을 집었다. 그리고 홀마다 배치된 카트에 탑승해 몸을 피했다. 경기 중인 선수뿐 아니라 그린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하던 선수들도 모두 클럽을 내려놓고 훈련에 동참했다. 갤러리들은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훈련이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 경기는 20분 뒤 재개됐다.

인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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