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에 비수 꽂은 수아레스, 우루과이에는 구세주!

입력 2014-06-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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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지난달 무릎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
코스타리카와의 D조 1차전은 결장
잉글랜드전 연속골로 화려하게 부활
영국 언론·감독도 ‘결정적 활약’ 인정

수아레스의, 수아레스에 의한, 수아레스를 위한 경기였다.

우루과이의 에이스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는 20일(한국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잉글랜드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잇달아 넣으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Man of the match) 역시 그의 차지였다.

우루과이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전망이 어두웠다. ‘간판 골잡이’ 수아레스가 지난달 국가대표 훈련 도중 무릎을 다쳐 반월판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수아레스는 이후 재활에 매달렸지만, 한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5일 코스타리카와의 D조 1차전에도 결장했다. 이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1-3으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수아레스는 “몸 상태는 100%가 됐다”며 잉글랜드전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결국 우루과이대표팀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은 잉글랜드전에 에이스를 호출했다.

수아레스는 잉글랜드전을 마친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순간을 꿈꿨다. 부정적인 전망을 모두 버텨냈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겠다.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 몸 상태에 많은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나는 오늘 경기에서 용기와 의지를 보여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며 받았던 비난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수아레스는 EPL 경기 도중 상대의 팔을 물어뜯어 1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고, 인종차별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영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 나의 행동을 비웃었다. 오늘은 정말 좋은 순간이다. 나는 지금 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알고 싶다”며 웃었다.

영국 언론도 수아레스의 활약을 인정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수아레스에게 우루과이와 잉글랜드 선수 28명 중 최고평점인 9점을 부여했다. 특히 “수아레스의 두 골은 질적으로 달랐다”는 칭찬까지 덧붙였다. 월드컵 출전 10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한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점을 받았다. 잉글랜드대표팀 로이 호지슨 감독은 “수아레스를 전반적으로 잘 막았고 많은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수아레스는 문전에서 갑자기 활발해지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다. 뒷공간이 열린 첫 번째 기회, 스티븐 제라드의 운 없는 플레이(헤딩)가 나온 두 번째 기회를 모두 살려내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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