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호투 SK 박민호 “로진백 잡고 될 대로 돼라 생각”

입력 2014-06-2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박민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로진백 잡고 될 대로 되라고 생각했죠.”

SK의 신인 우완투수 박민호(22)가 20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전날의 프로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박민호는 19일 문학 삼성전에서 6회 구원등판해 3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2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그는 “개막전 때 1군 엔트리에 진입하고도 등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배짱 있는 투구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시속 130km를 웃도는 싱커가 위력적이었고, 전체적으로 공의 움직임이 좋았다. 첫 타자였던 김상수와 야마이코 나바로를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군무대 연착륙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민호는 “초구와 2구 모두 볼이 되면서 다시 2군 내려가야 되나 생각했다. 로진백 잡고 될 대로 돼라고 던졌다”고 웃었다.

담력도 두둑했다. 7회 최형우~채태인~이승엽의 좌타 라인을 맞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채태인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후속타자 이승엽마저 2루수 땅볼로 막으며 이닝을 종료했다. 이들은 직전 이닝까지 9타수 5안타로 SK 투수들을 울렸지만 신예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이름값만 해도 대단한 선배님이신데 묵묵히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했다.

박민호는 인천동막초~동인천중~인천고~인하대를 나왔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에 2차 3라운드에 지명돼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아들의 1군 엔트리 진입 소식을 듣고 이날 경기를 보러 온 박민호의 부모님도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됐다. 그는 “표도 구해드리지 못했는데 부모님이 오셨더라. 불펜서 몸을 풀고 있는데 제 이름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목표는 소박하다. 신인선수들이 으레 그렇듯이 1군에서 가능한 오래 살아남는 것이다. 그는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1군에서 더 치열하고 섬세하게 야구할 것이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이만수 감독은 20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희망적이었다.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