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성현 “대표작 부재에 대한 갈증으로 ‘사노타’ 선택”

입력 2014-06-2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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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꼬리표 탈출?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상대역인 씨스타 다솜에게 필요한 건 경험 뿐

모든 분야에서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언제나 강조되어 왔다. 김연아, 박태환 같은 스포츠 스타들도 아무것도 몰랐을 나이부터 운동을 시작해 지금의 경지에 오른 것이 다시 한 번 조기교육이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백성현도 일종의 조기교육(?)을 받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 아역배우부터 시작해 27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는 꾸준히 연기를 해 왔고 착실한 이 코스는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호평을 받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굉장히 오랫동안 작업을 한 작품이라서 끝날 줄은 몰랐어요. 막상 마치고 나니까 아쉽네요. 촬영하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어요."

백성현에게 있어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일종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드라마였다. 다른 아역 출신 배우들이 겪는 소란없이 성인 연기자 변신에 성공한 그였지만 백성현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작품이었던 것.

"이 작품을 하고 나니 아버님, 어머님들이 전보다 더 저를 많이 알아봐 주세요. 특히 신기했던 건 드라마 속 내용이 실제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제게 들임(다솜)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곤 하셨어요. 미니 시리즈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죠."

이처럼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 참여하고 난 후의 열매는 꽤 달았다. 그러나 이런 달콤함을 맛보기까지 저녁 시간대 일일 드라마에 백성현이 적응하기 따지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다.

"가장 적응이 안됐던 것은 같은 대사를 계속 반복해야 했다는 거에요. 원래 대사라는 건 복선이 있고 그게 계단처럼 쌓여서 완성이 되는건데 일일 드라마는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 같은 대사를 해줘야 해요. 이게 시청자들이 언제 우리 드라마를 보더라도 이해가 가도록 하기 위해서 였다는 건 나중에 알았죠."

이어 백성현이 적응해야 했던 것은 100부를 훌쩍 넘기는 긴 회차와 그 안에서 계속 몰아치는 사건들이었다. 그는 "이성적으로 못 따라가는 부분도 많았고, 억지로 갖다 맞춘 상황도 있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무조건 믿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저녁 시간대 일일 드라마 중에서는 독특한 소재와 전개를 사용한 작품이었다. 뮤지컬 요소가 들어가 있는 점은 물론, 씨스타 다솜이라는 아이돌 출신 배우와 아역 출신인 백성현을 투톱으로 세운 과감함도 돋보였다.

"드라마에서 사건이 많아서 다솜이와 알콩달콩한 면이 많이 보여지지 않고, 진짜로 사랑하는 사이처럼 연기를 못한 건 많이 아쉬워요. 그래도 드라마 안에서는 사랑해야 하는 관계니까 오빠, 동생처럼 대본리딩도 같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주고 받았죠."

이후 그는 상대역이었던 다솜에 대해 "끼도 많고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다. 부족한 건 경험 뿐이지만 그건 차차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현은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해 온 만큼 다양한 동료와 선배 배우들과 함께 했다. 그는 "아역을 떼려고 집착하지 않았지만 엇나갈 수도 있었다. 그 때마다 같이 연기를 하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제가 원래 자기비하가 조금 심한 타입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인정받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슬럼프도 겪었죠. 그 때 (황)정민 형이 '내가 네 나이 때는 너처럼 연기를 못했다. 잘하고 있고 지금 하는 연기는 너 밖에 못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곤 하셨어요. 지금도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이처럼 선배들의 금언(金言)들을 듣고 훈훈하게 백성현은 어느새 20대 중후반의 배우가 됐다. 연기 잘하는 아역에서 이제 군입대를 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남자 배우로서 가장 전성기를 누려 마땅한 시기를 맞았다.

"물론 다른 형들처럼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게 어디 제 마음대로 되나요. 그러니까 거기에 연연하지 않고 제 길을 가고 싶어요. 우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는 게 먼저겠죠."

마지막으로 백성현에게 성장통을 겪고 있을 후배 아역 배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물었다. 먼저 아파본 사람이이기 때문에 전해줄 수 있는 말이 있을 듯 했다.

"학교생활도 있고, 교우관계도 있고 그런 것들을 다 누리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누릴 수 있을 때 최대한 누려서 먼저 경험을 쌓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다 연기에 도움을 주는 것들이니까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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