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어송라이터 루시아 “창작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어”

입력 2014-06-23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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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Lucia, 본명 심규선·28)는 노래하는 작가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만든 창작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 그의 음악에서 전해지는 감성은 글보다 더 강하게 듣는 이의 심상을 자극한다. 가수지만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그의 바람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렇기에 루시아는 완성도에 목숨을 건다. 그의 음반은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앨범 수록곡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큰 그림으로 완성된다.

“완성도에 욕심을 많이 내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규 앨범이 아닌 앨범에도 10곡 이상의 곡들이 수록되는 경우가 있죠. 주변에서 곡을 좀 아끼라는 소리를 하기도하지만 곡을 나누면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유기성이 흩어지게 돼요.”

완성도 높은 음반을 내겠다는 고집은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루시아는 많은 이들이 듣는 음악을 자신이 만들고 부른다는 것에 뮤지션으로서의 책무를 느끼고 있다. 특히 팬들의 응원과 관심은 이런 책임감을 더욱 막중하게 만든다.

“팬클럽 ‘룸메이트’분들에게 손편지를 자주 받아요. 그 중에는 제 노래를 듣고 떠올린 본인들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는 분들, 노래 가사와 비슷한 사연이 있는 분들, 노래에 대한 감상을 적어주시는 분들도 있죠. 그럴 때마다 정말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에 온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해요.”

루시아는 2011년 11월 정규 1집 ‘자기만의 방’을 내고 타이틀곡 ‘어떤 날도, 어떤 말도’로 활동했다. 에피톤프로젝트와 함께한 이 앨범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는 데뷔작으로 1년 뒤 발표한 ‘데칼코마니(Décalcomanie)’를 꼽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앨범 전체를 자작곡으로 채운 첫 음반이 ‘데칼코마니’였어요. 프로듀싱 단계부터 스스로 기획하고 처음부터 돌을 쌓아올렸죠. 누군가와 함께 건축하는 것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정말 하고 싶은 작업을 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어요.”

‘데칼코마니’ 이후 지난해 4월 발표한 ‘꽃그늘’까지 루시아는 자신의 곡들로 채운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오롯이 담아냈다. 최근 공개한 ‘Light & Shade Chapter.1’도 마찬가지. 특히 이 앨범에는 한층 성숙해진 그의 철학이 담겼다. 음반작업 중 두 달 정도 다녀온 스페인 여행이 크게 작용했다.

“여행이라기보다 고행이었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는데 매일 20km씩을 완전 군장하고 걸었죠. 그러다 삶이라는 것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됐어요. 삶이 있기에 죽음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로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 것들이죠. 이처럼 이번 앨범 ‘빛과 그림자’에서는 모든 것이 하나에서 비롯되고 공존하는 것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 ‘챕터1’이라는 서브타이틀이 붙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못다한 이야기는 ‘챕터2’에서 이어진다. 또 루시아는 스페인에서 겪고 느낀 것들을 엮은 책도 올 가을에 함께 발간할 예정이다.

“노래를 부르는 것과 노래를 창작하는 것 고르라면 창작하는 것 고를 것 같아요. 목소리가 예쁜 가수보다 자신만의 철학이나 메시지를 가지고 창작을 열심히 하는 가수로 남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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