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tvN 드라마] 지상파 3사 위협하며 ‘빅4’로 성장…하지만 대표작은?

입력 2014-06-2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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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반기 tvN 드라마는 여느 때보다 풍성했다. 공격적인 투자와 한층 세련된 연출로 지상파 3사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빅4’ 시대를 열었다.

2년 만에 부활한 ‘로맨스가 필요해3’(이하 로필3)와 ‘응답하라 1994’의 후속작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응급남녀’가 ‘tvN표 로맨틱 코미디’를 이끌었고, 이는 오랜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엄정화와 대세남 박서준의 케미가 돋보인 ‘마녀의 연애’로 이어졌다.

또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조수원 감독과 ‘로열 패밀리’를 쓴 권음미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갑동이’는 tvN표 장르물을 표방한 금토드라마로, 매회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범과 공소시효 문제 그리고 피해자 가족들의 삶과 심리적 갈등을 다뤄 우리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방영된 ‘식샤를 합시다’는 1인 가구시대에 혼자 사는 이들의 일상을 맛깔나게 표현했고, 방영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 13’(이하 막영애13)는 국내 최초 시즌 13번째 방송으로 최장수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송지효 김민정 김소연 이수경 등 지상파에서만 볼 수 있던 여배우들이 참여했고, 이준 최진혁 성준 등이 tvN과 함께 배우로 성장했다. 마니아 채널에서 대중적인 채널로 성장한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은 상반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풍성함에도 아쉬움은 남기 마련. ‘로필3’는 ‘로맨스가 필요해’ 특유의 맛을 잃었다. 직설적이고 조금은 외설적인, 그래서 현실감 있던 이전 시즌의 맛을 살리지 못한 것.

또한 ‘갑동이’는 극 초반 다소 느슨한 전개와 필요 이상의 로맨스 첨가로 반감을 샀고, 남편 찾기로 일관하던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범인 찾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 어떤 드라마도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니아층을 사로잡았지만 여전히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또 전파를 탄 드라마도 손으로 꼽을 정도다.

tvN은 올 하반기 또다시 다양함을 무기로 여러 편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tvN표 로코물’인 ‘고교처세왕’이 방영 중이며, ‘연애 말고 결혼’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잉여공주’, ‘아홉수 소년’ 그리고 대작 퓨전사극 ‘삼총사’까지 다채롭다. 또 ‘응답하라’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 역시 신작을 준비 중이라 기대를 모은다.

분명 tvN은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21번 채널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는 신선한 충격이며, 기존 방송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제2의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드라마가 하루 빨리 나오지 않는다면 계속된 노력은 실험에 그칠 뿐이다. 엄청난 제작비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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