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에 비듬·곰팡이균 등 번식…염증 유발
맑은 날 자외선은 모발 단백질 파괴의 주범
“거 참, 도깨비 날씨가 따로 없군.”
최근 이런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마철을 앞두고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런 날씨 때문이다. 맑게 갠 하늘에서 갑자기 폭우성 소나기가 쏟아지고, 돌풍에 우박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가뜩이나 습한 날씨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데, 졸지에 비까지 맞을 경우 두피는 하루 종일 눅눅하다. 젖은 머리를 방치하면 비듬균, 곰팡이균 등 각종 세균이 번식하게 돼 쉰내와 같은 불쾌한 머리냄새를 풍긴다. 거기다 눅눅해진 두피에 기름기가 덮여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땀 증발이 잘 안돼 피지와 땀과 먼지가 뒤엉킨 각종 노폐물이 모발의 생장을 방해할 뿐 아니라 탈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젖은 머리 방치 땐 세균 번식…맑은 날엔 자외선 주의
장마철에는 아침보다 잠들기 전에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높은 습도로 과다 분비된 피지와 산성비로 인한 오염물질이 밤 사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엔 햇볕에 주의해야 한다.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머리카락의 케라틴 단백질이 손상되고, 멜라닌 색소가 파괴된다. 그 결과 모발이 푸석푸석해지면서 약해지고 색깔이 옅어진다. 따라서 외출과 야외활동 때는 반드시 모자와 양산을 준비해야한다. 또 피서지 바닷물의 염분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물놀이 후에는 반드시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깨끗이 감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땀이 마르기 전에, 비에 젖었을 때는 즉시 머리를 감는 게 좋다. 여건이 안 되면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적당히 닦아낸 후 수시로 빗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더운 여름에는 풀어헤친 머리 보단 단정하게 모아 묶는 것이 시원하다. 하지만 머리를 너무 꽉 죄어 묶거나 너무 여러 번 꼬아서 둘둘 말 경우 두피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모근이 약해져 점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견인성 탈모가 유발할 수 있다. 또 머리를 감고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묶는 것은 두피를 습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여름에는 땀과 지방의 분비물이 많아져 쉽게 두피가 지저분해지는데, 두피를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혈액순환과 모근성장에 영향을 주어 모발의 탈락이 빨라지게 된다”며 “여름철 두피관리 소홀은 가을철 탈모를 부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