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에이스 두산 유희관, 부활 비결은?

입력 2014-06-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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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 유희관(28)에게 6월은 잔인할 달이었다. 4경기에서 등판해 승 없이 3패를 당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위험신호가 감지됐다. 4월 5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방어율 2.04의 호투를 펼쳤고, 5월에도 3승1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특유의 칼날 제구력이 흔들리며 방어율이 치솟았다. 6월 들어서는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유희관은 당시 “겉으로는 웃고 다녔지만 속까지 편한 건 아니다. 지난 시즌 내내 유지했던 농군패션도 포기하고, 여러 가지로 변화를 꾀해보려 했는데 어떻게 해도 잘 안 풀린다”며 “투구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차피 벌어진 일에 대해 미련을 두지 않고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나 혼자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안 맞으려고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는데 원래 내 투구스타일이 야수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는 야수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겠다”고 담담히 심경을 전했다.

유희관은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긍정 마인드였다. 착실하게 준비하다보니 단단히 꼬여서 좀처럼 풀리지 않던 매듭이 조금씩 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20일 잠실 KIA전에서 6.1이닝 6실점(5자책점)하며 패전을 떠안았지만 5회까지는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27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7이닝 동안 8안타(1홈런 포함)를 맞고도 단 2실점으로 상대의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두산은 8-2로 승리하면서 5연패에서 벗어났다. 최근 개인 3연패를 끊는 호투. 5월 29일 광주 KIA전 이후 한 달여 만에 시즌 7승(4패) 사냥에 성공했다.

이날 강한 정신력이 돋보였다. 유희관은 그동안 잘 던지다가 한 이닝에 연속안타를 내주며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1로 앞선 4회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은 뒤 강정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이닝을 매조지했고, 이후에도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했다. 7회까지 그가 던진 공은 96개에 불과했다.

그는 경기 후 “팀이 5연패였는데 그걸 끊게 돼 기쁘다. (양)의지가 사인을 잘 내주고, 타자들이 도와줘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승리투수도 되고 싶고, 자책점도 내리려고 혼자 던지려는 경향이 강했고, 생각도 많아서 나다운 투구를 못 했던 것 같다. 오늘은 잃을 게 없으니 ‘칠 테면 쳐봐라’라는 마음으로 던졌다. 야구는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진이 너무 안 좋아서 고민이 많았을 권명철 코치님과 고다 코치님께 죄송하고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 나를 시점으로 니퍼트, 볼스테드, (노)경은이 형, (오)현택이 형이 모두 잘 던지면 좋겠다. 우리 선발진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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