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리히, 베른… 스위스의 중심도시를 둘러보았다면 그 다음으로 찾아야 할 곳. 바로 알프스 산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융프라우. 우리에겐 융프라우로 잘 알려진 이것은 길고 거대한 알프스 산맥의 한 봉우리였고,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융프라우요흐’라 불리는, 융프라우의 바로 밑이라는 뜻의 그곳이다.
베른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인터라켄. 호수 사이의 마을이라는 뜻의 아름다운 이 작은 마을 같은 도시는 동역과 서역으로 나뉘며 융프라우로 가는 열차를 타려면 동역에서 내려야 한다. 해발 4천 미터에 육박하는 고지대이기에 사람들은 말한다.
“동역에 내려 융프라우로 오르는 기차표를 사면 꼭 바로 옆에 있는 COOP(스위스의 슈퍼마켓 체인)에 들러 물을 한 병씩 사가야 한다.”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융프라우 열차의 판타지
열차가 출발한다. 사람이 많지 안아 이쪽저쪽 자리를 옮겨가며 그 모습들을 눈에 기억하려 애썼다. 11월 중순이 넘은 만년설의 알프르산은 온몸이 얼 정도로 추웠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없었다. 오히려 필터처럼 가려져 있는 듯한 답답함에 못이겨 창문마저 열어젖히고 알프스 산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첫 번째 환승역인 라우터브룬넨, 아직은 초록이 넘치고 거대한 돌산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폭포소리가 멀리까지 들려오는 모습에 잠시 꿈 같은 환상을 느꼈다. 기가막힌 환승 타이밍에 찬사를 보내며 넋이 나간 듯 단 1초라도, 단 1장이라도 다 내눈에… 내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고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산의 초록도 중간 중간 있던 집들도 자취를 감추고 매서운 바람과 함께 눈과 얼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환승역인 클라이네 샤이데크에 내렸다. 그곳에 작은 매점이 있고 탁 틍니 알프스의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그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생전 처음 보는 그 광경에 우리 모두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마지막 열차를 타고 도착한 종착역 융프라우요흐. 아웃도어 브랜드를 통해 들어보았던 그 이름들이 실제로는 알프스산맥의 봉우리 이름이었다니. 내가 정말 이곳에 있는 게 맞는지 분에 찬 이 즐거움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그저 이 순간을 즐기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했다. 다음 내려가는 열차까지는 시간이 꽤 충분했기에 여유롭게 융프라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잠시 동안은 고산증에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마련된 소파에 쓰러져있기도 했었다. 일어나보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다. 나중에 지나고 나면 다 아스라한 추억으로 남겨질 이 모든 것이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고통스러웠던 이 순간도 다 지나가리라.
융프라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우체통이 있다. 어딜 가더라도 기념품엔 눈길조차 안 주던 내가 이곳에서만큼은 엽서 한 장을 샀다. 현재의 상황과 심정, 그리움과 즐거움이 담긴 내 마음을 한 줄 한 줄 써내려갔다.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정리=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취재 협조 및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전화 1544-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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