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아시안게임 금메달?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입력 2014-07-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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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리그에서 한국 남자배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확인한 박기원호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박기원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이 6월15일 포르투갈과의 울산경기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울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월드리그 결산·아시안게임 전망

E조 조별리그 3승9패 4개팀 중 최하위
풀세트 접전 경기 5번 모두 패해 아쉬워
박기원 감독 “집중력 높이는 것이 목표”
득점·높이 안정적 … 수비 불안이 문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2014 월드리그가 7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원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 남자배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표 참조) 1차 목표로 했던 2그룹 잔류는 성공했다. 대신 대륙간라운드 E조에서 4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이란은 1그룹 A조 2위로 최종무대에 나갔다. 과연 한국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가능할까?


● 유종의 미를 거둔 7일 포르투갈전

대표팀은 7일 포르투 포보아드바르징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3-1(25-23 25-23 18-25 25-21)로 눌렀다. 이번 대회 4차례 대결에서 거둔 첫 승리다. 대표팀은 FIVB(국제배구연맹) 2014 월드리그 조별리그에서 3승9패로 승점 14를 기록했다. 9패 가운데 5패는 풀세트 접전이었다.

6일 포르투갈전에서 29개 범실로 자멸했던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포르투갈의 블로킹에 막혀 0-5로 출발한 한국은 10-16에서 최민호의 3연속 득점으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여기서 세터 이민규의 결정적인 서브가 이어졌다. 이민규의 플랫 서브에 포르투갈의 리시브가 흔들리는 사이 최민호와 서재덕, 전광인이 폭발했다. 13-17에서 이민규가 서브권을 가진 뒤 3연속 득점했고 서재덕이 3연속 공격 성공으로 19-17로 역전에 성공했다. 먼저 세트포인트에 오른 뒤 24-23에서 곽승석의 스파이크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3세트를 18-25로 내줬지만 4세트 16-16에서 4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박철우와 전광인은 각각 16득점·3블로킹, 14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센터 최민호는 블로킹을 5개나 성공시키며 11득점을 했다. 윙리시버 곽승석도 11점을 보탰다.

박기원 대표팀 감독은 “2세트 이민규의 서브 덕분에 이긴 것 같다. 포르투갈이 플랫서브 리시브에 약한데 이민규의 서브가 잘 들어가면서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월드리그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아쉬운 점은 풀세트 경기를 5번 하고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점이다. 첫 번째 목표는 2그룹 잔류였고 두 번째 목표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선수들의 전체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아시안게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상을 대충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월드리그에서 드러난 인천 아시안게임 전망

수치상으로는 실망스럽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 감독은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대표팀은 조만간 다시 소집돼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조직력 극대화 작업에 매진한다. 아시아권에서는 1그룹에 속한 이란이 최고전력이고 한국 일본 중국은 경기를 해봐야 안다.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변수는 있다. 이란은 월드리그 파이널과 세계대회 본선에 진출한 강팀이지만 아시안게임을 향한 의지가 한국과는 다르다. 우리는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하는 목표가 있지만 이란은 여러 대회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가 어느 정도 있다. 경기에 사용할 공도 우리 선수들에게 익숙한 스타볼이다. 국제대회에서는 일본제 미카사를 주로 쓴다. 심판 배정에서도 한국이 손해를 볼 이유는 없다.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는 우리 선수들의 목표의식도 변수다.


● 대표팀은 어떻게 구성되며 보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포르투갈과의 원정에 나섰던 선수 대부분이 인천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세대교체에 들어간 대표팀은 전광인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전광인은 2그룹 득점순위 2위다. 185득점으로 가빈 슈미트(캐나다 237득점) 다음이다. 스파이크 성공률은 전광인이 5위(53.11%) 박철우가 6위(51.78%)다. 블로킹 부문은 최민호가 세트당 0.49로 10위다. 아직 실전감각이 떨어져 경기에 나가지 못한 신영석과 박상하가 가세하면 높이도 안정적이다. 문제는 수비다. 디그와 서브리시브 순위에서 10위 안에 누구도 들지 못했다. 박 감독은 정민수와 부용찬에게 디그와 서비리시브를 분담시키는 더블리베로를 구상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여오현의 공백이 크다.

만일 대표팀 엔트리에 변수가 생긴다면 여오현의 복귀여부가 될 것이다.

한선수가 세트부분 3위를 차지한 세터는 문제가 없지만 보다 안정적인 서브리시브로 한선수에게 전달되는 공이 좋아야 대표팀의 득점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을 이번 월드리그에서 확인했다. 결국 남은 기간 대표팀 선수들은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연결, 보다 공격적인 서브 특히 무회전 플랫서브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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