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프랜차이즈 스타… 이별도 쉽지 않은 이유

입력 2014-07-1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왜 프랜차이즈 스타는 구단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힘들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선수는 현역과 주전자리에 욕심이 있고 구단은 ‘미래’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가 최근 언론을 통해 1군에서 뛰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김동주 사태’는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이가 아름답다

자존심 강한 베테랑들 팀 공헌에 대한 배려 요구
뛰고 싶은 선수-미래를 준비하는 구단 생각 달라
김동주 반쪽몸값 불만…열혈팬심은 구단에 부담
웨이버공시 하면 되지만 당장 원하는 구단 없어

두산이 최근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 때문에 속병을 앓고 있다. 부부사이로 치자면 사실상 이혼한 사이다. 김동주의 요구조건은 한마디로 ‘이렇게 대책 없이, 명확한 기준도 없이 2군에 처박아둘 바에는 조건 없이 풀어주라’는 것이다. 2군에 있는 김동주는 연봉의 절반만 받는 현실에 화가 날 것이다. 3할타율에 홈런도 치고 있다. 김동주의 ‘시위’에 구단은 부랴부랴 구단 사장과 단장이 2군 훈련장인 이천 두산 베어스파크로 갔다. 김동주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을 것이다. 지난 시즌 2군에서 함께 생활해 김동주를 잘 아는 송 감독은 시즌 전 “팀이 필요하면 1군으로 부른다”는 원론적인 말을 했다. 최근엔 “김동주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송 감독의 머리 속엔 김동주가 없는 듯 하다. 두산 프랜차이즈 대스타 김.동.주. 그를 어떻게 해야 할까.


● 선수는 현역과 주전자리를 보고 구단은 미래를 본다

그동안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팀을 떠날 때 홍역을 겪었다. 구단과 스타가 마음이 맞아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럴까.

모든 선수는 현역과 주전자리에 욕심이 있다. 그러나 구단은 다르다. 현재 못지않게 ‘미래’를 중요시 한다. 베테랑 현역과 미래의 ‘동량’ 사이에서 저울질 한다. 선수는 아직 기량이 있다고 생각해 구단에서 물러나라는 얘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것이 항상 충돌한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힘든 단적인 이유다. 삼성시절 양준혁도 그랬다. 더 하고픈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환경이 도와주지 않았다.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감독이 중간에 끼면 지난해 SK의 박경완-이만수 감독, 2012시즌 KIA 이종범-선동열 감독 사이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박경완도 겉으로는 해피엔딩으로 끝난 경우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자신이 그동안 이뤄놓은 것에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공헌에 대한 배려를 요구한다. 그렇다고 구단의 입장에선 ‘배려’만 해줄 수도 없다. 또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겐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팬이 있다. 예전에는 팬의 존재가 미미했고 행동력도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조직력을 갖출 수도 있고 구단을 압박하는 노하우도 많아졌다. 이래저래 충돌 할 공간이 많아졌다.


● 웨이버 공시? 자유계약? 보유선수? 구단이 결정해야 할 때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김동주가 원하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결별을 원한다면 웨이버 공시 혹은 자유계약이다. 시즌 도중 웨이버 공시는 7월 24일이 마감이다. 사실 두산은 지난 시즌에 김동주와 이별하려고 했다. 2차 드래프트 때 40명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어느 구단도 김동주를 영입하지 않았다는 것. 김동주는 이적료 1억원만 주면 데려갈 수 있는 선수들에도 끼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기록과 지금도 2군에서 3할을 치고 있는 기량이지만 두산과 다른 구단은 기량보다는 다른 부분의 평가가 야박한 것 같다. 이제 아름다운 이별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두산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카드는 뭘까. 깔끔한 것은 미련 없이 인연을 끝내는 것이지만 그 방법도 레전드에 대한 대우가 아니라고 화를 낼 팬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감독에게 1군에 올려 보내라고 하면 팀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

물론 구단도 밖으로 알리지 못할 사연도, 할 말도 많겠지만 서로가 외면하면서 버티는 모양새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구단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구단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팬에게 욕을 먹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 그것이 구단의 운명이고 이별의 아픔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