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발매소 질서유지 ‘실버보안관’ 떴다

입력 2014-07-20 2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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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수사대 덕분에 우리 동네 치안 걱정 없어요!”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 주변 질서 유지에 앞장서는 지역 어르신들로 구성된 평균나이 65세의 ‘실버보안관’이 전국 30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처음으로 ‘실버 보안관’제도를 도입한 광주 장외발매소가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과 장외발매소 주변의 순찰활동 등 ‘동네 지킴이 역할’을 해내자 8월까지 전국 30개 장외발매소에서도 실버 보안관을 창단하기로 했다.

광주 장외발매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인례(62) 씨는 “예전에는 주말마다 몰래 식당 앞에 불법 주차를 해 많이 불편했는데 할아버지들이 불법주차나 음주, 흡연하는 사람들을 계도해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할아버지들이 날마다 골목 청소도 하시고 고장 난 수도나 기계들을 직접 고쳐줘 동네주민들 모두가 좋아한다”고 고마워했다.

한국마사회 광주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광주 동구 계림 1동은 한때 행정·상업 등 모든 면에서 중심지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광주시청 등 이전 등으로 도심공동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젊은 층이 떠난 빈자리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홀몸노인을 비롯해 취약 계층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광주 장외발매소는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사 주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2009년부터 지사 인근 거주 노인들을 실버 보안관으로 채용했다. 현재 광주지사에서 실버 보안관으로 활동하는 노인들은 총 20명. 실버 보안관들은 경마가 진행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 3일간 10명씩 조를 지어 지사 인근 불법 주정차계도, 거리청소 뿐 아니라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 우범지역 순찰까지 전 방위적인 질서 유지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실버 보안관’ 원년 멤버로 활동해온 이광배(67) 씨는 “예전에는 경로당에 나가 그냥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보안관을 맡은 뒤 용돈도 벌고 지역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있어 좋다”며 “선생, 군인, 동네 반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노인들이 이제 광주 장외발매소 주변 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보안관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들은 스스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나간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생활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비경마일에는 홀몸노인 위로방문 및 집수리 봉사활동을 통해 돌봄 사각지역에 있는 다른 노인을 돕는 노노(老老)케어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실버 보안관은 어른신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드리고, 장외발매소 주변환경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련해 줄 수 있는 일석지조의 사업”이라면서 “신규 장외발매소를 중심으로 통학안전과 주민 생활안전 확보를 위해 고성능 CCTV 30개 신규설치, 실버보안관 창설, 지역발전 기금 10억원, 20억원 규모의 장학사업 시행, 공부방 개설 지원 등을 의무화 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달 28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용산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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