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천적 펜스 “야구할 수 있어 날마다 행복”

입력 2014-07-31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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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외야수 헌터 펜스(31)는 애리조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27)와 함께 류현진(27. LA 다저스)의 천적으로 꼽힌다.

펜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8타수 8안타 타율 0.444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류현진을 상대로 한 골드슈미트의 타율 0.421 1홈런 5타점 만큼이나 빼어난 기록이다.

미국 텍사스 주(州) 출신인 펜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0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0라운드에서 밀워키에 지명됐지만 입단하지 않았다. 지명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한 펜스는 자신이 속한 리그에서 시즌 타율 0.395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그 해 ‘올 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그 결과 2년 뒤인 200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64번)에서 휴스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펜스는 상위 지명자답게 루키리그를 생략한 체 싱글 A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년 뒤인 2006년에는 더블 A에서 시즌 홈런 28개를 쏘아 올리며 베이스볼아메리카가 선정한 ‘최고의 외야수 3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펜스는 2007년 4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프로진출 후 단 3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이후 펜스는 필라델피아를 거쳐 2012년부터 지금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고 있다.

올 해로 메이저리그에서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펜스의 통산성적은 타율 0.286 176홈런 644타점.

펜스는 빅리그 데뷔 후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만큼 파워가 좋고 지난해에는 27홈런 22도루를 달성해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뛰어난 파워와 검증된 수비실력 게다가 주루능력까지 뛰어난 펜스는 빅리그 데뷔 후 올스타(2회)에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 2012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그는 또 매년 꾸준한 성적을 내 올 해도 25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타율 0.301 11홈런 29타점 7도루를 기록 중이다.

동아닷컴은 지난 주말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 펜스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펜스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어제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 축하한다.

“고맙다.”

-얼마 전 평소에 애용하던 전동스쿠터를 도난 당했다는 기사를 봤다. 상심이 컸다고 하던데?

“그랬다. (웃으며) 그런데 다시 찾았다. 그래서 매우 기쁘다.”

-정말인가?

“그렇다. 누군가 순간 욕심이 나서 가져간 것 같은데 내가 SNS 계정을 통해 반드시 찾고 싶다는 글을 올리고 언론에서 또 이를 기사화 해줘 다시 돌려받았다. (웃으며) 내가 원하는 것을 다시 찾은 이상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잘 모르겠다. 굳이 꼽자면 출전하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올 해 성적이 좋다. 특히 2010년과 2012년 등 매 짝수 해마다 성적이 좋다.

“수치상으로는 그렇지만 야구라는 종목은 쉽게 정의를 내리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스포츠이다. 물론 최근 수년간은 성적이 좋은 편이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안 좋았던 시즌도 많았다. 특히 그런 해에는 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최근의 성적만 논하지 말고 샌프란시스코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감안해 주었으면 좋겠다.”

-홈런이나 타율 등 개인적인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내가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다.”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야구를 할 수 있는 날마다 행복하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특히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런 현실에 감사하고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빅리그에서 다양한 투수를 상대해봤다. 가장 까다로운 투수를 꼽자면?

“내가 출전하는 경기에 등판하는 모든 빅리그 투수들이 다 어렵고 까다롭다. 그들 모두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 투수 류현진에게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야구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그랬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시즌 중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슬럼프에 빠지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슬럼프에 빠지면 더 열심히 운동한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쉬는 날은 외출도 자제하면서 무조건 쉬는 편이다. 주로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평소에 바빠서 못 먹었던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등 휴식을 취한다.”

-펜스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렇다 하고 말로 쉽게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질문이다. 굳이 표현해야 한다면 야구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운동이고 아울러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야구를 매일 할 수 있다는 것은 날마다 큰 선물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웃으며) 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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