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다시찾은 목소리…가수는 나의 운명”

입력 2014-08-21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PG 1기 출신인 한영은 옛 동료들을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연락하며 안부를 묻는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다시 뭉쳐 깜짝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갑상선암 수술 딛고 싱글 ‘빠빠’ 발표…4년만에 가요계 컴백

뛰어난 예능감으로 많은 사랑받았지만
2009년 슬럼프·2012년 갑상선암 시련
1년의 시간 지나서야 목소리 다시 찾아
“가수는 내 길…노래로 인정받고싶어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4년의 ‘야인’ 생활을 끝내고 5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오는 한영(한지영·36)의 현재 상황을 적확하게 설명하는 말일 것이다. 25일 발표하는 싱글 ‘빠빠’로 컴백을 준비하면서 한영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어딘지 차분해지고 여성스러워졌다” “어딘지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번 싱글이 흔한 ‘컴백’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5년 미인대회 출신들로 구성된 트로트 걸그룹 LPG로 데뷔해 가수로서, 방송 진행자로 서 주목받았던 한영은 2009년 싱글 ‘다이어트’를 발표한 후 침체기를 겪었다. ‘솔로가수’로서 입지가 크지 않았던 한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속사가 계속 바뀌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백을 맞았다. 2012년엔 갑상선암 수술까지 받았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성대 신경을 건드려야 하는 수술”이었기에 한영은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6개월, 갈라지는 소리가 나오는 6개월”을 보냈다. 2000년대 후반, 뛰어난 ‘예능감’과 말솜씨로 방송인으로서 인정받던 한영은 솔로음반으로 큰 성과가 없는 상황에 “말까지 못하게 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이는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그를 “극도로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니 생각도 많아지고, 실내에 있으면 답답함을 느끼며 우울감도 있었다. 워낙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이었지만, 나이도 먹었고, 수술도 받으면서 마음이 참 힘들어지더라.”

수술 1년 후 다시 목소리를 찾은 한영은 가수로서 성과를 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가수보다 ‘방송인’ 이미지가 강했던 한영은 “가수로서 반응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 가수는 그만두고 방송만 하고 싶기도” 했지만 “쉬면서 가수 활동에 대한 의욕이 더 강해지면서 ‘가수는 내 길’이란 생각이 커졌다”.

한영은 가수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평소 곡을 받고 싶어 했던 선배가수 추가열을 찾아가 노래를 부탁했다. 원하는 스타일을 설명했고, 마침 추가열도 한영의 생각과 비슷한 스타일의 곡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2주 만에 곡이 완성됐다. ‘빠빠’는 그렇게 탄생했다.

“추가열 선배님은 남자이지만 미성이고,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지녔다. 그런 감성에 내 색깔을 잘 입히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열이 만든 노래는 “힘을 빼고 불러야 되는 곡인데” 마침 한영은 갑상선암 수술로 목소리에 힘을 낼 수도 없는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한영에게 최적화한 노래, 맞춤형 노래가 나오게 됐다.

“내가 대중에게 특별히 기억된 이미지가 없다. 여러 일을 하다보니 고유의 색깔이 없다는 의미일 거다. 하지만 그게 색깔이 될 수 있다. ‘쟤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라는 말,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는 거다.”

‘빠빠’를 시작으로 “앞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한영은 “노래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179cm의 늘씬한 몸매를 지닌 한영은 LPG 데뷔 전, 잘 나가던 패션모델이었다. 2002년 슈퍼엘리트모델 출신으로, 샤넬 구치 조르지오알마니 베르사체 앙드레김 등 유명 패션쇼 무대에서 활약했다. 많은 남성들의 눈길을 모았고, 그에게 대시하는 연하남도 많았다.

“아직도 날 여자로 보는 연하남이 있다”며 “하하” 웃는 그는 “애인은 없지만 결혼은 2년 안에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40∼50대가 되면 패션사업도 하면서 멋있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