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영 사태…문제는 수익배분보다 불신

입력 2014-09-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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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아이들의 리더인 문준영은 소속사를 향해 수익배분 등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아이돌 그룹와 기획사 간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스포츠동아DB

제국의아이들-신주학 대표 21일 만나
밤부터 새벽까지 이야기 “오해 풀었다”
제2 사태 불거질 수 있는 고질적 문제
기획사-연예인 사이 세심한 대화 절실


남성 9인조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리더 문준영이 소속사의 수익 정산 방식에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양측의 갈등이 하루 만에 잦아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몰고 온 파장은 연예계에 또 다시 엇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문준영이 소속사와 겪은 갈등은 일단 겉으로는 봉합된 상황이다. 문준영과 그룹의 다른 멤버들 그리고 소속사인 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의 신주학 대표는 문제가 불거진 21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이날 밤부터 새벽까지 긴 이야기를 나눈 끝에 22일 오전 “서로의 진심을 나누고 오해를 풀었다”며 파장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신 대표는 수익 정산율을 가수의 입장에서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지켜본 연예계에서는 ‘제2의 문준영’ 사태가 언제든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서 향후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 대한 수익 배분에 관한 좀 더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준영은 21일 SNS에 “회사와 우리의 수익 배분율은 7:3이다. 100만 원을 벌면 회사가 70만 원을 가져가고, 멤버 9명이 30만 원을 나눠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현재는 표준계약서 권고에 따라 6대4로 나눈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기획사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표준계약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연예인과 소속사 간 수익배분 갈등이 단순한 분배율보다는 서로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비용을 제한 수익금을, 정해진 요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은 결국 매출액 신장을 노리는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과 관련한 웬만한 지출항목을 ‘비용’으로 처리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용’에 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관행이 반복될수록 기획사와 연예인간 반목과 갈등 역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연예계에서는 이번 ‘문준영 사태’와 관련해 기획사와 연예인 사이의 좀 더 세심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타제국도 “진작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안일한 생각이 오해를 더 키운 것 같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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