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역도, 재회 못한 이유?

입력 2014-09-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작년 평양서 인연…北 내부지침에 접촉 꺼려

메달 총합에서 밀리는 북한이 한국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북한의 전략적 육성 종목인 역도다. 북한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중 3개가 역도에서 나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20일 남자 56kg급의 엄윤철(23)이 용상 세계기록(170kg)을 달성하며 우승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41명(선수 22명·임원 19명)의 한국선수단도 참가했다. 당시 북한 관계자 15명은 한국선수단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북한의 국보유적 1호 평양성을 둘러보고 옥류관에서 함께 식사를 한 적도 있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기도 했다. 그들 중 일부는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선수단을 관리하는 역할인 듯 보였다.

한국 역도 관계자들은 “평양에서 대접을 받았으니 인천에선 우리가 식사라도 한번 사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들과의 만남을 타진했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 담당자를 통해 돌아온 북한 관계자들의 답변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부지침 때문인지, 개별적인 만남을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단 역시 냉랭하긴 마찬가지다. 우리 역도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촌 내에서도 북한선수들은 한국선수와의 접촉을 꺼린다. 한국선수단도 ‘북한선수들과의 개별 행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했던 역도 관계자는 “식사와 만남은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