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거미줄 배구’로 데뷔승

입력 2014-10-2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흥국생명 선수들이 19일 평택 이충문화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평택|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범실없는 배구로 GS전 3-2 개막승
새 외국인선수 루크 35득점 맹활약
이재영, 가능성·불안감 동시에 노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거미줄 배구’가 빛났다.

지난 시즌 최하위팀 흥국생명이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0-25 25-23 27-29 15-5)로 이겼다. 사상 2번째의 여자 사령탑인 박미희 감독은 프로배구 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수비가 끈끈해진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선수 루크가 35득점(42% 공격성공률)으로 엄청난 투혼을 보여줬고 신인드래프트 1순위인 슈퍼루키 이재영은 11득점(33% 성공률)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여고생다운 불안감도 있었다.


● ‘거미줄 배구’를 외친 박미희 감독의 범실없는 배구

미디어데이에서 새로운 흥국생명의 배구를 ‘거미줄 배구’라고 했던 박미희 감독의 말은 진심이었다. 거미줄 무늬가 들어간 새 유니폼을 입고 나온 흥국생명은 1세트 25점을 따낼 때까지 한 개의 범실도 하지 않았다. GS는 9개를 했다. 그래도 경기는 20점 이후까지 치열했다. 쌔라의 공격성공률(69%)이 루크(36%) 보다는 훨씬 높았다. 흥국생명은 조직력으로 잘 버텼고 주도권을 잡았다. 22-20에서 주예나가 왼쪽에서 공격을 연속 성공시켜 먼저 세트 포인트에 올랐다. GS는 쌔라의 2연속 백어택과 한송이의 공격으로 23점까지 따라 붙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끈질겨진 흥국생명은 김혜진의 이동공격으로 세트를 마감했다.


● 쌔라과 루크 두 팀의 새 외국인선수의 힘 대결

지난 시즌 두 팀의 맞대결 결과는 GS의 6연승. 흥국생명이 높이의 차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두 팀 모두 결정력이 떨어져 엄청난 랠리가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루크의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 상대의 유효블로킹에 걸렸다. 먼저 20점에 도달한 GS는 25-20으로 쉽게 세트를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서브에이스에서 3-0으로 앞섰고 실책이 7-7로 같아지자 공격 결정력에서 34%-28%로 앞선 GS의 배구가 훨씬 편해졌다.

흥국생명이 3세트에서 먼저 위기에 몰렸다. 20-20에서 쌔라에게 백어택, 표승주에게 서브에이스를 허용했다. 그러나 GS가 실책을 연발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표승주의 서브가 네트를 넘지 못했고 쌔라가 백어택 라인을 밟았다. 이어 루크의 공격 때 터치아웃 여부를 놓고 박미희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구했다. GS세터 정지윤의 터치아웃. GS는 이소영의 연타 성공으로 23-23까지 따라갔으나 흥국생명은 주예나의 왼쪽 공격에 이은 루크의 백어택으로 기어코 세트를 따냈다. 22점 이후 나온 4차례의 멋진 디그가 팀을 구해냈다.


● 슈퍼루키 이재영 활약에 웃다가 범실에 운 흥국생명

4세트 세트 중반 서브에이스로 경기의 흐름이 요동쳤다. 흥국생명이 13-11에서 이재영의 서브에이스로 기세를 타자 GS는 쌔라와 표승주의 서브에이스 3개로 18-18까지 따라붙었다. 19-18에서 이재영이 왼쪽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을 20점에 올려놓았다. 데뷔 첫 경기에서 10점을 채웠지만 23점 이후 서브리시브 미스와 서브아웃으로 GS의 추격을 허용했다. 기사회생한 GS는 27-27에서 표승주의 서브에이스 2개로 경기를 마지막 세트로 넘겼다. 흥국생명은 루크가 20점 이후 5득점하는 대활약에 힘을 얻었지만 여고생 이재영이 고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하는 바람에 박미희 감독에게 리그 첫 승리를 주는 기회를 다음세트로 미뤘다.


● 운명의 5세트 최후의 승자는

4-4에서 팽팽하던 균형이 무너졌다. 흥국생명은 김헤진, 조송화의 블로킹과 조송화의 다이렉트 킬과 쌔라의 연속 공격범실로 5연속 득점을 하며 승기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보다 훨씬 담력이 커진 조송화가 흔들리지 않고 공을 여기저기 분배하며 리드를 이어나갔고 14-5에서 주예나의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10-8로 블로킹에서 앞섰고 실책에서 19-32로 GS보다 훨씬 안정적인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평택|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