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와 한국 찾은 외국인 선수들

입력 2014-10-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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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루크. 스포츠동아DB

■ 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엿보기

GS칼텍스 쌔라, 남편과 함께 한국 방문
흥국생명 루크, 가족 대신 절친과 생활

V리그는 외국인선수들에게 두 가지 얼굴로 다가선다. 훈련이 너무 힘들고 공격을 혼자 도맡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시즌이 길고 빡빡해 선수들이 쉽게 오려고 하지 않는 리그다. 대신 돈은 제 때에 꼬박꼬박 준다. 이렇게 돈 문제로 깨끗한 리그도 드물다. 신뢰감이 높아 에이전트들이 유난히 좋아한다. 가족을 포함한 외국인선수에 대한 대우가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번 시즌 다시 한국을 찾은 GS의 새 외국인선수 쌔라 파반(GS칼텍스)과 처음 V리그에 도전하는 레이철 루크(흥국생명)는 동행자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쌔라의 동반자는 남편. 캐나다에서 배구를 했던 선수 출신이다. 도로공사 시절에는 남자친구로 한국을 찾았지만 지금은 남편이다. 쌔라의 한국행이 결정되자 함께 한국에서 살기로 했다. 경기도 용인의 선수단 훈련장 부근에 구단이 얻어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닮은 외모의 훈남이다. 선수생활은 그만뒀고 현재는 프리랜서다. 배구분석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한다. 쌔라가 돈을 벌면 남편이 곁에서 외조를 하고 만일 쌔라가 쉬면 남편이 돈을 벌기로 서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호주 출신의 레이첼 루크는 가족이 아닌 여자 친구를 데리고 한국에 왔다. 친구는 배구선수 출신으로 낯설고 물선 나라에서 함께 지내며 말동무도 한다. 시간이 날 때는 함께 구경도 다닌다. 한 달 일정으로 지내기로 했다.

IBK의 외국인선수 데스티니는 남편 대신 아이를 돌볼 보모와 함께 한국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보내기로 했다. 보모는 농구선수 출신이다. 데스티니의 친구다. 남편은 일 때문에 한국에 오지 않는다고 했다. IBK는 지난 시즌에도 엄마 선수 카리나가 보모를 데리고 와서 보모와는 이래저래 인연이 많다.

미혼인 도로공사의 니콜은 지난 시즌 전 가족을 한국에 초청했다. 부모와 동생 친구들이 연달아 한국을 찾았다. 사실 그 비용이 구단 입장에서 보면 만만치 않지만 외국인선수들에게 잘 해주는 V리그답게 팀을 위해 좋은 성적만 내주면 언제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가족들이 한국에 왔다가 돌아갈 때 구단은 엄청난 선물을 줘서 보낸다. 한국인 특유의 정(情)이다. 그래서 외국인선수들은 힘든 훈련도 참고 견디고 V리그를 좋아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629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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