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인트루이스 와카의 ‘극과 극’ 가을 야구

입력 2014-10-23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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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마이클 와카(23)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낳은 신데렐라였다. 와카는 당시 LA 다저스와 맞붙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과 6차전에 등판해 두 번 모두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와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신예임에도 당대 최고 투수로 통하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7)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NLCS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 해는 달랐다. 와카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NLCS 5차전 9회 3-3 동점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와카는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상황을 자초했고 이후 트래비스 이시카와(31)에게 우월 끝내기 3점포를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패전투수가 돼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가던 와카의 모습은 1년 전 NLCS에서 MVP로 선정돼 환한 미소를 짓던 것과는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미국 아이오와 주 출신인 와카는 그가 3세 되던 해에 텍사스로 이주했고, 이후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교시절 2년 연속 소속팀을 주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시킨 와카는 전미우등생 리스트에 오를 만큼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와카는 대학(Texas A&M)에 진학해서도 선발투수로 자신의 명성을 이어갔다. 대학 1학년 때 시즌 9승 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그는 2학년 때에도 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2.29의 호성적을 거둬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제 19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당시 계약금 190만 달러(약 20억 원)를 받고 입단한 와카는 입단 첫 해에 마이너리그 더블 A까지 경험하며 총 11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했다. 프로 2년째였던 지난해에는 트리플 A에서 시즌을 출발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한 뒤 작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프로진출 단 11개월 만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 와카는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승수와 같은 4승 1패를 거두며 신데렐라가 됐다. 하지만 올 정규시즌에서는 부상과 소포모어징크스 등을 겪으며 5승 6패 평균자책점 3.20에 그쳤고, 올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17일에는 통한의 역전 3점포를 허용하며 길었던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아닷컴은 국내언론 최초로 최근 와카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와카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NLCS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단시간에 빅리그 스타가 됐다. 비결을 꼽는다면?

“(웃으며) 특별한 비결은 없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로 열심히 한 것 밖에는 없다. 잘 알겠지만 우리 팀에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베테랑 투수들이 많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그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가진 빅리그 노하우와 기술 등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지난해 였다. 빅리그 데뷔 첫 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도 기쁜데 NLCS에서 MVP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게다가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작년 한 해는 정말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올해 또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은 저마다 출중한 기량을 지닌 강팀들이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팀과 붙더라도 자만하지 말고 항상 긴장하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빅리그 타자 중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를 꼽는다면?

“알다시피 나는 작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아직 빅리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특정 타자에게 약하다고 할 만큼의 축적된 경험이나 데이터가 없다. (웃으며) 이 이야기는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해야 할 것 같다.”

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당신도 별명이 있을 것 같다. 동료들이 뭐라고 부르나?

“특별한 별명은 없다. 다만 동료들이 내 이름보다 성인 ‘와카’를 마치 별명처럼 즐겨 부른다.”

-야구 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 나 같은 경우는 일정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와 정해진 순서대로 운동을 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등 일정한 루틴(행동양식)을 중요시할 뿐 징크스는 전혀 없다.”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와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공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와카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야구를 통해 많은 기쁨과 행복을 누렸고 아울러 야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해지는 등 야구는 나에게 그리고 내 삶에 있어 너무나 의미가 크고 많다.”

-빅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빅리그 선수가 되고 싶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끝으로 당신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팬들에게 무슨 특별한 말이 필요하겠는가? 성원해주는 그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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