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마이클 와카(23)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낳은 신데렐라였다. 와카는 당시 LA 다저스와 맞붙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과 6차전에 등판해 두 번 모두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와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신예임에도 당대 최고 투수로 통하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7)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NLCS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 해는 달랐다. 와카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NLCS 5차전 9회 3-3 동점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와카는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상황을 자초했고 이후 트래비스 이시카와(31)에게 우월 끝내기 3점포를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패전투수가 돼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가던 와카의 모습은 1년 전 NLCS에서 MVP로 선정돼 환한 미소를 짓던 것과는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미국 아이오와 주 출신인 와카는 그가 3세 되던 해에 텍사스로 이주했고, 이후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교시절 2년 연속 소속팀을 주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시킨 와카는 전미우등생 리스트에 오를 만큼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와카는 대학(Texas A&M)에 진학해서도 선발투수로 자신의 명성을 이어갔다. 대학 1학년 때 시즌 9승 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그는 2학년 때에도 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2.29의 호성적을 거둬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제 19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 와카는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승수와 같은 4승 1패를 거두며 신데렐라가 됐다. 하지만 올 정규시즌에서는 부상과 소포모어징크스 등을 겪으며 5승 6패 평균자책점 3.20에 그쳤고, 올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17일에는 통한의 역전 3점포를 허용하며 길었던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아닷컴은 국내언론 최초로 최근 와카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와카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NLCS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단시간에 빅리그 스타가 됐다. 비결을 꼽는다면?
“(웃으며) 특별한 비결은 없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로 열심히 한 것 밖에는 없다. 잘 알겠지만 우리 팀에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베테랑 투수들이 많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그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가진 빅리그 노하우와 기술 등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지난해 였다. 빅리그 데뷔 첫 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도 기쁜데 NLCS에서 MVP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게다가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작년 한 해는 정말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올해 또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은 저마다 출중한 기량을 지닌 강팀들이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팀과 붙더라도 자만하지 말고 항상 긴장하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빅리그 타자 중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를 꼽는다면?
“알다시피 나는 작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아직 빅리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특정 타자에게 약하다고 할 만큼의 축적된 경험이나 데이터가 없다. (웃으며) 이 이야기는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해야 할 것 같다.”

마이클 와카. 동아닷컴DB
“특별한 별명은 없다. 다만 동료들이 내 이름보다 성인 ‘와카’를 마치 별명처럼 즐겨 부른다.”
-야구 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 나 같은 경우는 일정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와 정해진 순서대로 운동을 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등 일정한 루틴(행동양식)을 중요시할 뿐 징크스는 전혀 없다.”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와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공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와카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야구를 통해 많은 기쁨과 행복을 누렸고 아울러 야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해지는 등 야구는 나에게 그리고 내 삶에 있어 너무나 의미가 크고 많다.”
-빅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빅리그 선수가 되고 싶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끝으로 당신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팬들에게 무슨 특별한 말이 필요하겠는가? 성원해주는 그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