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진 사퇴해도 CCTV 사찰 법적책임 남는다

입력 2014-11-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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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스포츠동아DB

심상정 의원 “끝까지 따지겠다” 입장 밝혀

롯데 최하진 대표이사는 6일 부산지역 언론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데 정작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은 최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을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발표했다. 오후 1시경에 배재후 단장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으나 최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해서는 공식입장도 못내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최 대표이사는 “프런트 수장으로서 최근 안팎으로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팬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라고 밝혔다.

배 단장 역시 6일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불미스런 사건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팀의 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한다.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롯데야구단을 떠나기 전, 마지막 말을 남겼다. 롯데 임원으로서 모든 것을 떠안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롯데사태’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지만 최 대표이사가 사퇴했다고 해서 CCTV 사찰 범법행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롯데야구단의 CCTV 사찰이 최 대표이사의 지시 아래 이뤄진 광범위하고 지속적 불법행위임을 입증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은 6일 “최 대표이사의 사임 뉴스는 봤다. 그러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불법 사실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라고 밝혔다. 끝까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법적 책임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이사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격정토로를 하며 “CCTV 감시를 시킨 것은 내가 맞다. 그러나 감독, 코치와 구단 직원들을 통해 ‘선수들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알리지 않았다”는 요지의 변명을 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로 롯데야구단 전체를 범죄조직으로 만들어버린 꼴이 됐다. ‘경위야 어찌됐든 야구단 수장인 내 잘못’이라는 반성이 아니라 ‘지시자 따로, 가담자 따로, 방조자 따로’라는 책임회피성 논리를 펼쳐 롯데 자이언츠 법인 전체를 CCTV 사찰 조직으로 전락시킨 셈이다.

롯데야구단 프런트 수뇌부 총사퇴를 불러온 ‘롯데사태’에 대해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사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그룹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이, 롯데 자이언츠와 롯데그룹 이미지는 크게 망가졌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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