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현이 '큰세계'의 주역다운 먹방 어록을 남겨 웃음 가뭄이 이어진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살렸다.
4일 밤 방송된 KBS2 '해피 투게더 시즌3'에는 김유정, 김태우, 김준현, 홍진영, 페이 등 소위 먹방의 고수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게스트 조합의 특성답게 먹는 이야기로 시작해 음식으로 끝났다. 누가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봤는지가 주된 토크의 주제였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인지가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이같은 전개가 이어지자 단연 토크의 포커스는 게스트 중 가장 큰 덩치를 보유한 김준현에게로 집중됐다. 이후 그는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철학(?)있는 먹방론을 펼쳤다.
먼저 김준현은 "어떻게 그렇게까지 먹을 수 있느냐"는 MC진의 질문에 "유일하게 위장만이 뇌의 영향을 받는다. 부정적인 생각을 전혀 가지지 않고 먹으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그는 "맛이 없을 때는 그대로 밥숟가락을 놓는다. 하지만 남들보다 그게 느릴 뿐"이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설명으로 조금씩 토크의 주도권을 잡았다. 뒤이어 김준현은 돼지갈비를 맛있게 먹는 법을 생동감 있게 설명하고 짜장면을 직접 방송에서 먹어 보이며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이처럼 음식을 대하는 김준현의 특별한 태도는 MC들로부터 "전문가 수준이다", "기관에서 나온 사람 같다"는 감탄을 이끌어 냈다. 그의 전문 분야인 음식과 그동안 쌓아온 개그 감각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결과다.
어쩌면 이날 김준현의 입담은 그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음식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먹방이라는 다소 단순한 소재로도 1시간 10여분을 꽉꽉 채울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먹방에 대한 그만의 철학을 재치있게 공유한 김준현의 덕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