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세장르 ‘힙합’, 新 트렌드일까 반짝 인기일까

입력 2014-12-10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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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콰이엇 도끼, 사진|일리네어레코즈


2014년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장르를 논하면 단연 힙합이 꼽힌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저변을 확대해 온 힙합은 Mnet '쇼미더머니3'를 통해 대중화를 이뤄내며 이제는 음원차트까지 점령하고 있다.

실제 올 한해동안 에픽하이와 산이, 개리, 매드클라운, MC몽 등은 음원차트 최상위권에서 오랜기간 인기를 누렸고, 로꼬와 빈지노, 스윙스 등 언더그라운드 위주로 활동을 펼친 래퍼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쇼미더머니3'에 출연한 바비와 아이언, 올티 등 아직 정식 데뷔조차 하지않은 래퍼들의 선전은 힙합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와 같은 힙합의 인기는 아이돌에게까지 이어져 방탄소년단과 블락비 등 힙합을 베이스로 하는 그룹뿐 아니라 많은 아이돌들의 음악에 힙합장르가 가미됐고, 아예 핫샷과 같은 '힙합돌'을 표방한 신인 아이돌이 데뷔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와같은 힙합의 인기는 비단 가요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길거리를 나가보면 후드티에 스냅백을 뒤집어 쓴 패션의 청년들을 수두룩하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힙합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산이 빈지노, 사진|브랜뉴뮤직 일리네어레코즈


이처럼 힙합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서 힙합 가수들을 찾는 곳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복수의 힙합 레이블 관계자들은 "확실히 과거에 비해 행사 요청 등이 많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힙합 가수들의 경우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을 누릴 수 있기때문에 행사기획자들이 많이 선호한다"라며 "아이돌과 같은 경우 비싼 돈을 들여 데려와도 정해진 곡만 소화하고 가버리지만 힙합 가수들은 오래동안 공연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 분위기가 더 좋다는 평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다이나믹듀오나 에픽하이처럼 이름값이 높은 그룹들의 경우 행사 비용이 인기 아이돌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산이와 배치기, 스윙스와 같은 경우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섭외가 가능해 러브콜이 끊이질 않는다"며 "산이와 같은 경우 한 달 동안 30회 이상 섭외된 적도 있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리네어레코즈나 저스트뮤직같은 경우 자신들이 직접 레이블을 운영하다보니 중간 마진이 없어 같은 행사비용을 받더라도 본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크다"라며 "특히 브랜뉴뮤직과 일리네어, 저스트뮤직은 요즘 가장 인기있는 레이블이다"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힙합을 완벽한 대세라고 하기에는 아직 아쉬운 부분도 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식으로 '요즘 유행하기 때문에' 힙합팬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일리네어의 인기가 높다고는 하지만 막상 도끼나 더 콰이엇, 빈지노의 노래를 따라부르라고 하면 대부분이 알지 못한다"라며 "마찬가지로 산이나 매드클라운 같은 경우도 레이나, 소유와 같이 한 노래들이 히트를 친것이지 100% 자신들의 힘으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즉 지금의 인기는 온전히 힙합에 대한 인기가 아닌 상당부분 거품이 끼어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자의든 타의든간에 과거보다 힙합을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지지기반을 쌓아나가야 한순간 반짝인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매드클라운 스윙스, 사진|스타쉽엑스 저스트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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