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측 “초청 배우 빛나야… 내년부터 레드카펫 철저히 체크할 것”

입력 2014-12-19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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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야 할 배우, 못 빛나게 한 저희 잘못이 큽니다.”

수화기너머, ‘청룡영화상’ 관계자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올해 한국 영화계를 빛낸 배우들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장을 향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여배우들은 얇디얇은 드레스를 입고 취재진의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건넸다. 그중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이 있었으니, 배우 노수람이었다.

그는 옆태와 등라인을 아찔한 시스루로 감싼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등장했고, 보는 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노수람의 사진은 순식간에 인터넷상으로 퍼졌고 그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을 유지하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런데 정작 노수람은 청룡영화상 주최 측이 초대한 배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청룡영화상 측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노수람은 참석 배우 리스트에 없었다. 하지만 그날 드레스까지 입고 온 배우를 돌려보낼 수 없어 예의를 갖췄을 뿐”이라며 “영화상 다음날 노수람 관계자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여부를 물어보니 지인을 통해 초청받은 것이라고 답하더라. 주최 측에 문의를 하지 않았던 것을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속상하기만 하다. 우리는 시상자 등 모든 배우를 섭외하는데 일일이 연락을 해서 초청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초청하는 배우들이 빛나길 바랐는데 생뚱맞은 배우가 주목을 받으니 기분이 좋진 않다. 노수람이 돋보이기 위해 우리 영화상을 이용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청룡영화상’ 측은 “노수람 소속사와 통화를 하며 ‘좋은 작품으로 배우를 영화상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일명 ‘노수람’ 사건을 이후로 ‘청룡영화상’ 측은 레드카펫을 입장하는 배우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생각이다. 관계자는 “한국에 수많은 영화제나 영화상이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행사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며 “올해와 같은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참석하는 배우들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할 것이고 예외의 경우도 두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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