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육성 시스템 ‘탄탄’, 유재학 체제 10년의 힘

입력 2014-12-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자프로농구에 우리은행이 있다면 남자프로농구에는 모비스가 있다. 2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모비스는 2014∼2015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달리며 사상 첫 3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KBL 강자 ‘모비스 왕조’의 원동력

남자프로농구(KBL)에는 여자프로농구(WKBL)의 우리은행과 같은 ‘극강’은 없다. 그러나 ‘왕조’는 있다. 바로 모비스다. 2시즌 연속(2012∼2013·2013∼2014)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는 최근 9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2005∼2006·2006∼2007·2009∼2010) 3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2006∼2007·2009∼2010·2012∼2013·2013∼2014) 4회의 영광을 누리며 ‘모비스 왕조’를 구축했다. 올 시즌 모비스는 2009∼2010시즌 이후 5시즌만의 통합우승이자,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모비스 왕조의 구축에는 유재학(51) 감독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모비스 사령탑으로 취임한 그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현재의 왕조를 형성했다. 유 감독은 비 시즌 동안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해 짜임새 있는 수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 감독의 훈련 방식을 통해 모비스가 강팀으로 거듭나자, 너도 나도 강도 높은 훈련과 수비를 강조하는 농구로 도입하는 등 ‘모비스 따라잡기’에 한창이다.

선수육성도 모비스 왕조의 기틀이었다. 유 감독은 “선수가 좋지 않으면 감독이 아우리 잘해도 성적을 내기는 힘들다”고 말하지만, 모비스 선수들을 키워낸 것도 바로 그다. 대학시절 ‘애매한 유형의 가드’라는 평가를 받던 양동근(33)은 유 감독의 지도 아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가드로 거듭났다.

유 감독은 또 드래프트 후순위 지명권으로 뽑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함지훈(2007 드래프트 10순위), 천대현(2008 드래프트 10순위), 송창용(2010 드래프트 10순위), 이지원(2011 드래프트 10순위), 이대성(2013 드래프트 11순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유 감독은 타 팀에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이들의 장점을 최대화해 모비스의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조련했다.

유 감독이 성적에 상관없이 자신의 철학을 모비스에 주입시킬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지도방식을 믿고 따른 모비스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다. 유 감독은 “10년간 모비스 구단은 내게 성적을 놓고 문제를 제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나도 더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