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브’ 포스터, 유독 韓에서만 심의 불가?

입력 2015-01-12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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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브’ 포스터, 유독 韓에서만 심의 불가?

대사, 자막, 음악이 없는 파격적인 설정과 독창적인 연출로 2014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및 3관왕을 석권하며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트라이브’가 ‘유해성 있음’ 판정으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기숙 학교에서 만난 소년과 소녀가 학교를 휘어잡고 있는 조직(The Tribe) 안에서 겪게 되는 ‘사랑’과 ‘증오’에 대한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담아낸 작품 ‘트라이브’는 대사, 자막, 음악 없이 등장인물들이 오직 수화로만 대화하는 파격적인 설정과 독창적인 연출로 2014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및 3관왕을 거머쥐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인물화가 김성진 작가의 작업으로 완성된 감각적인 일러스트 티저 포스터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메인 예고편을 공개하며 관객들로부터 심상치 않은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는 영화 ‘트라이브’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유해 판정을 받은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는 기숙 학교에 전학 온 소년 ‘세르게이’와 그가 사랑에 빠지게 된 소녀 ‘안나’가 마주 앉아 ‘손짓’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외 포스터와 같은 이미지이긴 하지만 ‘남녀가 나신으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한 차례 심의 판정을 받은 뒤, 여주인공의 몸을 스크래치 효과를 더해 가린 후 다시 한번 심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포스터 또한 ‘남성과 여성이 알몸으로 앉거나 반 누워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유해성 있음’ 판정을 받았다. ‘트라이브’에서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실제 청각 장애가 있는 배우들이 출연, 오직 ‘손짓’과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장면 하나 하나가 디테일로 가득 차 있으며 포스터 속 이미지는 등장인물들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을 가장 날 것으로 나타내고 있는 장면으로 영화의 핵심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처럼 가장 강렬한 한 컷으로 완성된 해외포스터는 우크라이나, 체코,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는 그대로 사용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유해성 있음’ 판정을 받음으로써 안타깝게도 온라인을 통해서만 공개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앞서 공개된 티저 포스터의 경우 감각적인 펜 드로잉이 돋보이는 인물화가 김성진 작가의 작품으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화 <트라이브>를 관람한 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바탕으로 작업한 ‘love’ 버전은 김성진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이며, 실사가 아닌 일러스트로 완성된 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여성의 몸 위에 엎드려서 손으로 가슴을 애무하는 장면이 선정적이다’는 이유로 유해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편, ‘트라이브’는 29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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