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와트-메릴 켈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MLB.com 캡처
교체 가능성 적은 선수로 리스크 최소화
“하나부터 열까지 2014년과 반대로 했다.”
SK의 용병 영입을 두고 하는 말이다. SK는 트래비스 밴와트와 재계약(67만5000달러) 했고, 메릴 켈리를 35만 달러에 영입했다. 두 투수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그러나 밴와트는 29세, 켈리는 27세의 젊은 나이다. 야구로 성공해야겠다는 강렬한 동기부여가 될 연령이다. 미국 플로리다 캠프 출발 직전인 15일 SK가 계약한 외야수 앤드류 브라운도 31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경력은 일천하다. 입단 조건은 총액 80만 달러.
SK의 2015시즌 외국인선수 입단의 필요충분조건은 첫 번째가 ‘경력, 스펙보다 나이, 의지, 인성을 본다’였고 두 번째는 ‘반드시 검증한다’이다. 밴와트는 2014시즌 후반기 대체용병으로 들어와 9승(1패)을 거뒀다. 켈리는 SK 민경삼 단장이 11월 윈터미팅이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까지 찾아가 만났다. 브라운은 SK 육성총괄을 맡았던 2014년 김용희 감독이 직접 미국에 가서 보고 온 선수였다.
세 번째 SK 입단 요건은 합리적 몸값이었다. SK 발표에 따르면 셋 중 최고연봉을 받는 브라운만 해도 80만 달러다. 모 구단이 브라운에게 100만 달러를 제시했을 때 SK는 몸값 경쟁을 포기했다. 한국구단끼리 싸워서 외국인선수 몸값에 거품을 씌우지 않겠다는 내부적 반성이 강했다. 그런데 어떤 사정으로 그 구단이 브라운 영입전에서 철수하자 SK는 원래 준비했던 몸값 수준인 80만 달러에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최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3월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의지를 외부에 밝힌 것도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SK의 외국인선수 영입 전략의 가장 큰 원칙은 ‘리스크 최소화’로 압축된다. 리스크 최소화의 결과물로 가장 교체 가능성이 적은 선수들을 선별했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교체에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