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울 “14년간 JYP 연습생…시련 아닌 배움이었다”

입력 2015-01-2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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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울(G-Soul)이란 이름의 ‘G’는 본명인 (김)지현의 이니셜이고, ‘소울’은 “음악은 솔(영혼)이 있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믿음을 나타낸다. 지소울은 “언제나 솔이 있는 아티스트”로 평가받길 원하고 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데뷔앨범 ‘커밍 홈’ 낸 JYP 새 브랜드 1호 가수 지소울

13세땐 박진영에 발탁 큰 기대했지만
美진출 무산에 홀로 9년간 유학생활
머라이어 캐리 백그라운드 등 숱한 경험…
내겐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들
언젠간 미 진출 꿈 이룰겁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19일 데뷔 앨범 ‘커밍 홈’을 낸 지소울(김지현·27)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14년을 보냈지만, 그 지난날의 고독을 넋두리하지 않았다. “매우 행복하고 설렌다. (데뷔)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정말, 정말 감사하다”며 감격해했다. 물론 “혼자 눈물도 흘렸다”지만 꿈을 위해 “독하게 견뎠다”며 웃었다.

13살이던 2001년 SBS ‘영재육성프로젝트 99%’ 출연을 계기로 박진영에 발탁된 그는 ‘JYP 짬밥’으로는 원더걸스 선예, 2AM 조권과 함께 회사 내 서열 1위다. 박진영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지소울의 진한 솔(soul)에 반해 애지중지했지만 14년이란 긴 연습생 기간은, 결국 미국 진출이 원인이 됐다. JYP의 프로젝트에 따라 2006년 미쓰에이 민, 임정희와 함께 미국 생활을 시작한 지소울은 팝스타 알 켈리가 프로듀싱을 맡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JYP가 미국 프로젝트를 포기하면서 2008년 민과 임정희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지소울은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며 현지에 남았고, 브루클린대에서 순수미술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9년의 유학을 마치고 작년 여름 서울로 돌아온 지소울은 자작곡 20여곡을 박진영 앞에 풀어놓았다. 디텐(D10), 그레그 루니 등 미국 작곡가들과 어울리며 실력을 키웠고, 2013년 여름 뉴욕에서 열린 머라이어 캐리 공연의 백그라운드 보컬을 맡는 등 경험도 쌓았다. 훌쩍 성장한 지소울을 보면서 박진영은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 했고,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하라’며 격려했다. 지소울은 “서로 흉금을 털어놓았다”고 돌이켰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14년을 어떻게 견뎠고, 14년이나 왜 기다렸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모든 일은 때가 있다.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나의 커리어를 시작하고, 또 잘 가꾸겠다는 생각이다. (박)진영 형과 성격이 비슷하고 서로 고집이 세서 부딪히는 일도 많았고, 14년을 흘려보냈지만 누굴 원망하지 않는다. 내게 기회를 준 분이다. 사람들은 ‘고생했다’고 하지만,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세월들, 전혀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허송세월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생을 배우듯, 아티스트로서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게 있었다. 어떤 시련이 와도 잘 견뎌낼 것 같다.”

‘커밍 홈’에는 R&B·솔, 발라드,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의 6곡이 담겼다. 전 수록곡을 작사, 작곡한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싱어송라이터의 진솔한 메시지를 담았다. 타이틀곡 ‘유’는 얼터너티브 록과 가스펠을 뒤섞은 독특한 음악이다. ‘커밍 홈’은 꿈을 향해 달려온 지난 14년의 이야기를 담았고, ‘퍼스트 러브’는 자신의 첫사랑에 관한 노래다. ‘변명’은 이소라의 ‘제발’에서 영감을 받아, ‘한번만 더’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쓴 노래다.

지소울의 이번 음반은 JYP의 새해 첫 작품이기도 하지만, JYP가 올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로 내건 ‘브랜드 뉴 JYP’ 1호 앨범이기도 하다. ‘커밍 홈’은 그래서 박진영의 손을 타지 않은 앨범이다.

14년이란 인고의 시간을 거쳐 나왔기에 자신의 첫 작품에 대한 기대도 클 법하지만, 그는 “‘솔이 느껴진다’,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만족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다양한 색깔의 아티스트’, ‘음악 속에서 솔직한 아티스트’라는 이미지가 그려지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여전히 미국 시장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아직 포기한 게 아니다. 그래미 시상식에 나가고, ‘솔트레인’(미국 흑인음악전문 프로그램) 오프닝 무대에 서면서 스티비 원더와 함께 공연하고 싶은 꿈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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