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PD 해고 한국PD연합회 강력규탄 “우리는 광기의 시대에 살고 있나?”

입력 2015-01-2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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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PD 해고, 사진|SNS

권성민 PD 해고에 대해 한국PD연합회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한국PD연합회는 21일 공식홈페이지에 'MBC는 PD 탄압을 당장 멈춰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한국PD연합회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를 느닷없이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을 낸 것은 이미 부당한 조치라고 사법부가 인정했다"라며 "국민 대다수가 '유배'라고 하는데 경영진만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라고 권성진 PD의 인사조치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이어 해고와 관련해서도 "권PD는 지상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MBC 예능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해 보려고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비제작부서에 와있으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인기장르인 웹툰을 활용해 MBC 예능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을 높이려는 권PD의 애사심과 충정이 어떻게 징계대상이 될 수 있는가? 상식을 지닌 경영진이라면 징계가 아니라 포상으로 보답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당장 해고를 취소하고, 권PD를 예능국으로 복귀시켜라. MBC 경영진은 이 조치가 자신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권PD의 복직을 요구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이하전문

MBC는 PD 탄압을 당장 멈춰라

지금 우리는 광기(狂氣)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MBC가 권성민 PD를 해고했다.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을 올렸는데, 이것이 취업규칙 및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 것이다.

이 웹툰에서 권PD는 자신을 경인지사에 ‘유배’와 있다고 했는데, MBC 경영진은 정당한 인사권을 비방했다고 판단하고 ‘해고’라는 최고 징계를 내렸다. ‘유배’, ‘좌천’, ‘영전’ 등은 객관적 사실 언어라기보다는 주관적 평가에 속하는 언어다. 당사자가 ‘유배’라고 느끼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유배’라고 느끼고 있는데, MBC 경영진만이 정당한 인사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를 느닷없이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을 내는 것이 ‘부당 인사’라는 것은 경인지사로 발령받은 한학수 PD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전보발령 효력정지 가처분 재판에서 사법부가 이미 인정한 바 있다. MBC 경영진은 사법부의 판결마저 외면하고, 사슴을 말이라 우기며 사실상의 ‘살인’ 행위를 감행한 것이다.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조롱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는 것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부분은 권PD가 프로그램의 편집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든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김재철 전 사장은 지금 MBC 인물도 아닐 뿐더러 퇴임하자마자 정치권에 뛰어들어 김해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MBC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치명타를 입힌 인물이다. 이런 인물의 발언을 비유적으로 인용한 것이 과연 문제인가? 또 해고가 정당한가? 이 해고를 대한민국 국민 중에 누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MBC 경영진이 권PD의 ‘유배’ 등의 표현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MBC 게시판에 경영진의 의견을 피력하면 그만인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MBC 경영진이 문제 삼은 것은 웹툰 즉 만평이다. 일반적으로 만평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받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서슬이 시퍼런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에도 만평은 제 할 말을 했던 것이다.

또한,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르 에브도’에 대한 테러에 전 세계가 분노하는 것은 그만큼 풍자 만평에 대해 독자적인 언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는 뜻이기 하다. 더구나 권PD가 페이스북에 그린 만평은 MBC 경영진에 대한 비난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예능국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예능국 이야기'였다.

권PD는 지상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MBC 예능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해 보려고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비제작부서에 와있으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인기장르인 웹툰을 활용해 MBC 예능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을 높이려는 권PD의 애사심과 충정이 어떻게 징계대상이 될 수 있는가? 상식을 지닌 경영진이라면 징계가 아니라 포상으로 보답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

우리는 MBC가 권 PD를 해고한 것은 '명백한 보복'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폭력이라고 규정한다.

권 PD는 지난해 MBC의 세월호 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그는 정직기간이 끝나자 곧바로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전보 조치 당했다. 그리고 오늘 MBC 경영진은 만화를 그렸다고 그를 해고했다. 그것도 입사 3년차 PD를 말이다.

권PD의 해고는 전국 2800여 한국PD연합회 회원들에 대한 해고다. 당장 해고를 취소하고, 권PD를 예능국으로 복귀시켜라. MBC 경영진은 이 조치가 자신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동토(凍土)의 왕국에 살고 있는 것인가?

2015년 1월 21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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