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슈틸리케 ‘냉정과 열정 사이’

입력 2015-01-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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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대회기간에는 즐기던 와인도 끊는 ‘원칙주의자’
경기·선수 평가 때는 객관적 잣대…냉점함도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농담 ‘친화적 스킨십’
수긍 못할 판정에는 경고도 불사, 적극 항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처음 치르는 공식 대회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평가전만 5차례 소화해 그의 진면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슈틸리케 감독의 성향과 스타일을 살펴본다.


● 와인 즐기지만 대회 중에는 금주!

슈틸리케 감독은 스스로 정해놓은 원칙에 대해선 철저한 스타일이다.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직전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도 코칭스태프 등과 와인을 한 잔씩 했다. 그러나 대회가 개막하자 와인뿐 아니라 맥주도 입에 대지 않고 있다. 경기와 경기 사이 휴식일이 길어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금주를 택한 듯하다.


● 농담도 진지하게?

슈틸리케 감독은 겉보기와 달리 선수들에게는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대회 도중 인터뷰에서 선수에게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슈틸리케 감독이 먼저 나서서 농담 섞인 대답을 해주기도 했다. 평소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을 만나면 가벼운 농담 한마디를 건넨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재미난 이야기를 해도 선수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여 웃음꽃이 피진 않는다. 그의 얼굴이나 표정이 다소 딱딱해 보이기 때문이다.


● 경기와 선수 평가는 냉정하게!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 직후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도 냉정했다. 일부 선수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내가 본 그대로를 말했다. 당시 경기력이 안 좋았고, 어떤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언급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경기 평가에 있어선 절대 객관성을 잃지 않는다.


● 때로는 확 달아오르는 성격

슈틸리케 감독은 벤치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간혹 벤치 기둥에 기대어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기도 하지만, 테크니컬 에어리어 전체를 폭넓게(?) 활용한다. 경기 도중 선수들이 지시한 대로 플레이하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또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항의한다. 이 때문에 경기 도중 주심으로부터 경고도 몇 차례 받았다. 일종의 심리전일 수도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카리스마는 만만치 않다.

시드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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